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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asee 플로라씨 Mar 24. 2018

술.

약이 될 만큼만.

타코야끼를 좋아한다.

무작정 좋아하는 건 아니다.

제대로 정성들인 타꼬야끼만 좋아한다.


운 좋게도 내가 사는 동네에는 그런 집이 있다.

전철에서 내리고 버스를 타려고 보면 도로 건너편에 있다.


좀 늦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가 선다.

이미 몇 팀이 서 있다. 몇 분이 지나 한 명이 가고 나서 묻는다.


주문해도 될까요?

해도 되는데 좀 기다리셔야해요.

네! 저 15개요! 하고는 잠시도 쉬지 않는 손과 소리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잠시도 쉴 틈이 없는 타코야끼를 만드는 주인장의 손. 그 덕에 맛있는 타코야끼가 나오고, 손목은 자꾸 아파지시는 거겠지. 거짓없는 노력의 결과물인 것 같다.


그러다 한참 못 뵌 거 같아 그 동안 뜸하게 나오셨어요? 하니

요일을 세어가며 하루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이틀을 쉬었어요. 하신다.


다시 보다 물었다. 손목 많이 아프신가봐요.

이게 한 번 아프면 인대가 아파서 쉬어줘야 되요. 하시기에

에이 술 많이 드셔서 그런거 아니에요? 하니

ㅋㅋㅋ 술을 마셔야 나아요~~ 하신다.


맥주보다 소주파다.

실은 전 날 나도 1년만에 과음을 했다.

혼자 한 병 반쯤 마셨나보다. 집에 좀 늦게 도착했고, 다음 날 앞머리를 콕콕 쪼아대는 것 같이 아프기도 했다.

쿡쿡 눌러담다가 속상해서 오늘은 좀 마셔야겠다 한거지만 숙취는 후회를 달고 온다.


더는 말고 약이 될 만큼만.

좋은 친구처럼 여길 수 있을 정도만.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내가 아는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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