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팬덤'이 크리에이터를 성장시킨다? |스티브이 뉴미디어 칼럼
최근 인플루언서 업계에서 주목되는 키워드는 '팬덤경제'이다.
팬덤경제는 집단행동을 뜻하는 '팬덤(Fandom)'과 경제적 부가가치인 경제(Economy)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팬덤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 가치를 뜻한다.
최근 들어 팬은 단순히 연예인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벗어나 인플루언서와 기업 브랜드까지 확산됐다.
이들은 주도적으로 트렌드를 창출하는 바이럴과 사람과 사람 사이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브랜드와 채널의 유대관계가 확대되고 기회와 성장을 창출하는 핵심 시너지가 되었다.
팬-플루언서(Fan-Fluencer), 팬슈머(Fan-sumer)라는 단어가 파생될 정도로 이미 팬의 파급력은 강력해졌다.
단순히 내 인플루언서가 좋아서 시작한 영상 제작, 댓글 문화, 팬 아이템, 팬아트 등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의 특색, 스토리가 팬과 연결되면서 발생하는 양방향 소통 과정이 다음 시대를 관통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1년을 관통한 밈은 무엇이 있을까?
무한도전의 '무야호'를 시작으로 '멈춰!', '롤린', '제-발 그만해!' 등 다양한 밈이 유행했다.
그 중 '머니게임'에서 파생됐던 '나-락' 밈은 팬의 파급력이 만든 밈이다.
머니게임은 2021년 4월부터 5월까지 총 8부작으로 유튜브 '진용진' 채널에서 방영된 콘텐츠이다.
매 편이 600~800만 이상의 조회수를 창출하며 유튜브 기획 콘텐츠의 정점에 올랐다.
하지만 출연자 간 여러 논란으로 종영 후에도 다양한 잡읍을 만들어 낸 부작용 또한 존재한 콘텐츠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나-락' 밈은 머니게임에 출연한 출연자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출연자의 지인이었던 'BJ 감스트'가 방송에서 사소하게 해당 출연자를 걱정해주는 말에서 시작됐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거든, 왜냐하면 방송 켜, '
나-락, 나-락'
이렇게 도배가 돼. 어떻게 방송을 하냐? 맞잖아.
이 말을 시청자, 팬들이 그대로 다양한 음악과 멜로디에 나-락을 입혀 만들어 낸 영상들이 '나락 밈'의 시작이다.
Can't Take My Eyes off You와 같은 명곡부터 지하철 진입곡 같은 다양한 멜로디에 '나락'이 입혀졌다.
당시 확인된 파생 영상만 60여 개를 넘었고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도 안되는 시간 동안 이 파생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총합 1,300만 뷰를 돌파한다. 실로 엄청난 효과가 아닐 수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LWZY4j6QXe8&feature=emb_title
단순히 시청자가 즐기는 것에 끝나지 않았다.
BJ감스트는 이런 파생 밈들을 모두 모아 생방송에서 시청하고 리뷰하는 본인의 콘텐츠로 재창출해냈다.
이 유튜브 영상은 현재 450만 뷰를 돌파했고 본인 유튜브 채널 조회수 영상 9위에 랭크가 됐다.
팬의 패러디 영상을 단순 해프닝으로 두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로 재창출 해낸 것은 팬과 인플루언서의 양방향 소통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단순히 인플루언서의 기획력이 콘텐츠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 혼자 모든 콘텐츠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관리한다면 언젠가는 그 수명이 다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인플루언서가 지루해지면서 구독자 감소 등 인기가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인플루언서들은 전문 기획팀을 만들거나 장기 휴방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팬의 참여를 적절히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인플루언서의 인적자원활용이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xzPDQzux40
트위치에서 방송 중인 유튜버 우왁굳은 팬의 파급력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로 꼽힌다.
우왁굳은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로 거론되는 VR Chat에서 주기적으로 상황극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상황극 콘테스트는 시청자 누구나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자유 주제와 분량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우왁굳이 참여해 전개되는 상황극 콘텐츠이다. 스토리 내용과 진행에는 우왁굳이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맵(장소)부터 스토리까지 모든 것을 시청자가 직접 준비한다.
그 중 "편의점 알바하면 찾아오는 진상들이 한 번에 다 온다면?" 이라는 VR CHAT 상황극은 대표작이다.
편의점 알바생라는 설정된 캐릭터에게 생기는 진상 손님 이야기(그리고 반전 스토리) 로 사람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어지는 탄탄한 연출 및 스토리 라인과 극 중 캐릭터의 몰입감 있는 연기력 등 다채로운 조화로 콘텐츠에 생동감을 더 했다.
이러한 우왁굳의 콘텐츠 기획 능력과 팬의 적극적인 참여는 채널 최고 조회 수인 709만 뷰를 기록했다.
우왁굳이라는 인플루언서를 따르는 팬의 힘이 우왁굳의 유튜브를 함께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52M8cwuNk&t=1s
우왁굳은 나아가 연말마다 팬들의 팬아트, 웹툰, 영상 등을 출품하는 연말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6년 째 진행된 우왁굳 연말공모전에는 100여 개가 넘는 작품들이 매년 출품된다.
이 중 대중성이 있거나 우왁굳의 정체성을 잘 녹여낸 콘텐츠는 그의 채널 '우왁굳의 게임방송'이나 '왁타버스'에 업로드된다.
이처럼 팬은 단순히 방송을 시청하고 금전적인 후원을 하는 시청자가 더이상 아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인플루언서와 양방향 소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새로운 영역은 팬과 양방향 소통을 통한 신규 판로와 가치의 창출인 것이다.
1세대 크리에이터였던 대도서관, 악어, 양띵, 도티 등 성공한 크리에이터를 보며 한 번쯤 유튜버의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많은 유튜버들이 그들을 보며 꾼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2세대와 3세대 크리에이터가 성장하며 그들을 보고 또 다음 세대의 크리에이터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팬덤경제와 팬의 파급력은 이러한 현상에 가속을 더 할 것이다.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을 따다 영상으로 만드는 팬튜브(Fan-Tube)도 생겨났다.
여자아이돌 청하의 팬튜브인 Queen Chungha는 10.7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고 방탄소년단의 팬튜브 안구정화TV는 구독자 146만 명에 육박한다. 자신이 좋아했던 인플루언서를 덕질하던 채널이 어느덧 하나의 인플루언서로서 성장한 것이다.
무작정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텐데 과연 팬이 인플루언서와 연결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인플루언서 자체의 고유 문화 형성이다.
인플루언서의 말투, 행동, 습관부터 기획, 콘텐츠, 편집 스타일 등 특별한 문화가 팬에게 녹아들어야한다.
두 번째, 팬이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야한다.
인플루언서의 활동에 팬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은 유튜브 커뮤니티/댓글 외에는 없다.
현실적으로 이 곳에서 생산적인 활동이 일어나기에 어렵다.
그래서 주로 인플루언서는 팬 커뮤니티로 네이버 · 다음 카페를 활용하고 있다.
이 곳에서 팬과 소통하는 것 뿐만 아니라 팬과 팬 사이에 인터렉션이 일어나는 것을 기대한다.
즉, 인플루언서의 문화를 본격 형성하고 구체화해가는 곳이 이 커뮤니티이다.
세 번째, 인플루언서의 팬 연계 · 기획력이 동반되어야한다.
BJ감스트의 나-락 밈처럼 스스로 발생한 팬 파급력도 있지만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선행되어야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플루언서가 팬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면 팬은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 이러한 연계 기획이 인플루언서와 팬 사이의 문화로 형성되었을 때 시간이 지나면 팬의 참여를 더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글|Ste.v :스티브이
작성일|2022-01-24,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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