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로 알아보는 콘텐츠 전략(콘텐츠기획 편)
앞선 글에서 같은 세계관으로 묶인 콘텐츠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음을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천IP들이 어떻게 다른 장르로 활용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이미 성공한 원작을 활용해 다양한 장르로 변주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라는 개념은 아마도 익숙하실 텐데, 여기서는 최근 눈에 띄는 몇몇 콘텐츠 사례에서 MSMU(multi souce multi use)라는 개념을 뽑아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같은 '콘크리트 유니버스’ 사례를 가져와 보겠습니다. 현재 콘크리스 유니버스 안에는 원천IP인 웹툰 ‘유쾌한 왕따’, ‘유쾌한 이웃’(2014)이 있는데 각각 드라마 [유쾌한 왕따]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연계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영화 <황야>와 드라마 <콘크리트 마켓>은 기존 웹툰에는 없는 내용으로, 세계관과 기본 컨셉만을 두고 새롭게 창작된 오리지널 시나리오입니다.
드라마 <몸값>(2022)은 공식적으로는 세계관에서 빠졌지만 원천IP를 보유한 제작사(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만든 작품으로 유사한 컨셉 아래에서 만들어졌는데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이 드라마의 원작 영화가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몸값>(2015)은 15분 남짓의 단편 영화로, 짧은 RT안에 긴장감, 반전 등을 모두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몸값>은 여기에 살을 덧붙여 6부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원천IP로부터 유사한 세계관의 콘텐츠들이 느슨한 연관성을 갖고 확장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하나 더, 추가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IP사례인데요 원작웹소설은 문피아라는 플랫폼에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웹툰으로도 제작되어 2020년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영화화 소식이 알려지며 크게 화제가 되었죠. 게다가 ‘신과함께’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세계적 게임 회사인 스마일게이트가 합께 만든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 라는 회사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품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형 프랜차이즈 콘텐츠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전지적 독자 시점’이 콜라보한 게임이 넷마블에서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례에서도 특이한 점은 원작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웹툰과 영화화로 장르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물론, 기존 게임인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세계관 안에도 녹아들어가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웹소설의 세계관이 게임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번 콜라보를 시도한 것 같은데요. 이 또한 넓은 의미에서 MSMU 사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흥행한 IP 하나를 단독으로 활용하여 여러 장르로 확장하는 것은 물론, 이제는 다양한 원천IP들을 묶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고 그 속에서 다양한 세계관을 섞어 또 다른 콘텐츠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P들을 조합하여 콘텐츠 기획에 반영하는 시도를 통해, 신선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다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