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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DY Feb 19. 2024

100년의 역사, 그 이상의 가치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100주년으로 알아보는 캐릭터의 가치

 바야흐로 캐릭터의 시대입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유명한 더현대에는 항상 새로운 캐릭터로 도배된 팝업스토어가 수시로 열립니다. 메신저 앱에서 이모티콘으로 익숙해진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강남이나 홍대 등 번화가에 크게 자리잡고 있으며 매번 새로운 굿즈가 쏟아집니다. 네이버웹툰이나 다음웹툰에서 연재되는 웹툰의 캐릭터들뿐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는 인스타툰의 캐릭터들도 수만, 수십만 명씩 팔로우를 모으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정판 굿즈라도 나왔다고 하면 품절이 되는 것은 물론, 팝업스토어에서 몇만원, 몇십만원 어치의 굿즈를 한꺼번에 사는 사람도 많다고 하죠.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여기 저기 정말 캐릭터들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두 스튜디오 모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재미있는 이야기, 캐릭터로 수많은 콘텐츠들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곳입니다. 신기하게도, 근래 두 스튜디오 모두 10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워너브라더스 엔터테인먼트의 창립년도는 1923년으로, 실제 100주년을 맞이한 2023년부터 팝업스토어 개최 및 여러 산업군과의 대규모 협업을 진행하며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했습니다.


 먼저, 디즈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디즈니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성수에서 House of wish라는 테마의 디즈니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습니다. 작년 12월에 개봉한 <위시> 영화 또한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 연결이 되죠. 레고와도 협업하여 100주년 기념 한정판 레고를 다수 판매하였고, 롯데마트와 협업하여 마트에서 판매하는 여러 상품에 캐릭터를 래핑하였죠.(캐릭터를 래핑함에 있어 다소 뜬금없는 사례들이 있어 SNS상에서 오히려 화제가 되었지요.) 디즈니 100주년의 협업 사례를 살펴보면, 역으로 디즈니의 캐릭터가 10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놀라게 됩니다.


디즈니 X 롯데마트 협업 사례 : 곰과 마늘이라니...

 워너브라더스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워너브라더스 또한 DDP에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별전에서는 그동안 워너브라더스에서 선보인 많은작품들과 캐릭터에 대해 조명하고, 다양한 굿즈를 판매합니다. 디즈니에 비해 워너브라더스의 캐릭터는 비교적 한국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콘텐츠 IP만큼은 뒤처지지 않습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슈퍼맨과 배트맨 등 DC코믹스에 이르기까지 워너브라더스의 캐릭터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그동안의 콘텐츠 역사가 눈앞에 보이는 듯 합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웡카>까지 소개하며 신작 홍보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두 스튜디오의 100주년 기념 행사 및 프로모션을 살펴보며, 장기간 사랑받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그 자산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모습에 매우 감명을 받았습니다. 100년간 항상 흥행하거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닐 텐데, 여러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야기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회사의 탄탄한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짝 유행하고 사라져버리는 캐릭터들이 무수히 많을 텐데, 계속해서 수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캐릭터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꾸준히 사랑받으려면 기업 또한 뚝심있게 한 방향을 밀고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대 스튜디오(한때는 6대였지만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와 합병되었죠)의 가치는 바로 이러한 꾸준함과 오랜 역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캐릭터의 유행으로 돌아옵니다. 새로운 캐릭터는 매일 탄생하고, 모든 캐릭터에는 그 캐릭터를 만든 창작자의 번뜩이는 기획과 깊은 고심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캐릭터 자체로서의 세계관과 매력, 개성이 필요하며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지속가능성이 필요합니다. 지금 인기가 있다고 어울리지 않는 곳에 여기 저기 협업한다거나, 유행에 지났다고 캐릭터를 폐기시키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순간순간의 인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소중한 아이를 키우듯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장점을 살려 꾸준히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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