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17. 2024

하루라는 맥락 속에 빛나는 순간순간

문장 나눔(2024.07.17. 수)

오늘 새벽에 읽은 책 속에서 찾은 '나만의 로고스 한 문장'을 나눕니다.


어제 아침하고 오늘 아침이 달라야 얼마나 다르겠어요. 근데요. 뒤집어보면 거의 찾을 게 없으니까, 눈 씻고 찾아봐도 차이를 모르겠으니까 거기에 또 묘미가 있는 걸지 몰라요. 숨은 그림 찾기지요. <김창완_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본문내용 중>


벌써 수요일이네요. 정말 더디게 가는 것 같은 하루에서 빠르게 가는 일주일을 느낍니다. 오늘 아침 하늘은 구멍이 났나 봐요. 정말 물을 붓듯 비가 내리네요. 오늘 제가 이고 있는 하늘에선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내린다고 합니다. 집을 나서는 가족에게도 몇 번이나 '안전'에 대한 당부를 하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연락했습니다. 오늘 하루 더 각별하고, 더 특별하게 '안전'하라고요.


요즘 전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어요.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오늘 내 삶에서 내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었는지 찬찬히 관찰하며 일기를 씁니다.... 그제도 썼고, 어제도 썼고, 오늘도 써봤지만 아주 큰 맥락에서 보면 먹고 자고 참 특별할 것 없이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입니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고 무미건조한 맥락 속에 돋보기를 갖다 대고 관찰하면 맥락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순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제도 아침에 눈을 떠 그제와 같은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제와 다른 점은 어젠 통합치료연구센터에 출근을 했어요. 아직 근무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모르는 게 참 많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불확실함은 불안을 불러옵니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 저는 무진장 애써요. 빨리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함께 근무하는 조교님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봐요. 사람들이 어찌나 한결같이 친절한지. 선한 미소와 온화한 목소리로 제가 몇 번이나 물어봐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저 사람들의 친절한 태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나도 저렇게 친절한 사람이고 싶다'라고 생각하던 차 신입인턴상담사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는데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조교님, 항상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친절해요?'

'그럼요. 조교님은 친절하게 세세히 잘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러네요?! 허참, 감사랑합니다. ㅎㅎ 덕분에 저도 오늘 하루, 친절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젠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아녜스가 중학생이 되고 나서 학원시간이 조정되면서 조금 늦은 시간에 마쳐요. 밤길이 걱정된 저희 부부는 되도록이면 아녜스를 데리려 학원 앞까지 갑니다. 어젠 제가 가는 날이었습니다. 어제도 부랴부랴 요셉 저녁을 차려주고 아녜스를 데리로 가려는데 테레사가 자기도 같이 가자네요. 아녜스를 데리고 가는 길, 부슬부슬 비도 내리고 테레사와 함께 우산을 쓰고 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녜스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북적북적 이야기를 했죠. 평소 제공 부하느라 바쁜 엄마라 아이들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질 못했어요. 어젠 걸어오고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었습니다. 참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제 마음이 간질간질하더라고요. 마음속 사랑이 움직였나 봐요. 모르긴 몰라도 어제 제 마음속 사랑이 좀 더 자랐을 거예요. 쑥쑥 자라라. 나의 사랑아!


어제 제가 발견한 숨은 그림은 친절과 사랑입니다. 모든 사람은 친절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모든 사람은 친절하게 대우받고 싶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친절을 강요할 수 없지만 오로지 나만은 친절한 태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친절한 순간이 엮이고 엮이면 내 삶의 많은 순간이 사랑으로 얼룩질 거예요.


오늘은 어떤 순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하루라는 맥락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랑합니다.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움'이라는 가치를 담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