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2024.08.13)
30p 그 수많은 전투는 나와 딱히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언제나 나는 그 전쟁터 속에 있었다.
부모는 이런 생각을 하며 억울해 할 수도 있다. 내가 딱히 아이들에게 소리치거나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부모끼리 싸웠을 뿐인데 아이들에게 무슨 상처를 입혔단 말인가? 부모는 자녀에게 우주보다 신보다 더 큰 존재다. 아니 우주이자 신이다. 자기 세상의 전부인 사람들이 서로를 탓하며 싸운다. 아이마음은 어떨까?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들은 말이다. 부모의 다툼 속에 있는 아이들은 전쟁 한복판에 있는 것과 같은 공포를 느낀다고. 우주와 우주가 다투고 있는데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몰라 아이들은 결국 자신을 탓해버린다. 전쟁이 남긴 황폐함과 공포는 평생 가슴에 남아 자신을 비난하고 자책한다. 평생토록 소리쳐도 모자랄 고통이지만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남긴 상처인데 세상 어디에 소리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아주 짧은 소설이었지만, 폭력이 남무 하는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의 심리적 묘사가 아주 잘 표현됐다. 제목만 봤을 땐, 엄마와 밀착된 관계에서 분리되는 성장소설인줄 알았는데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소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의 실체를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었다. 40살이 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프고 아프다고 계속 소리 지르고 싶다. 그래서인지 책 말미에 나온 이 문장이 참 오래도록 기억된 책이다 '이 고통의 비명을 평생토록 질러댄대도 모자랄 거야.'
'감사랑합니다.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나는 나쁜 딸입니다/파스칼린 놀로/김자연/라임/청소년 문학/12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