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은 무얼 할까 생각했다.
다음 주부터 바빠질 일이 있어서 김치를 미리 해야 할 것 같은데...
혼자 나가기 싫어서 내 베프인 시어머니께 메시지를 드렸다.
[저 배추 사러 갈 건데 같이 가실래요? 시내 나가서 우리 지난번에 못 마신 커피도 마시고 싶어요.]
[오늘 주말이라 커피숍은 복잡할 거야. 대신에 내가 그헝프레에 태워다 주마.]
차편이 필요해서 연락드린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
잠시 후 어머님께서 우리 집 앞에 도착하셨다.
"봉쥬! 잘 지내셨나요?"
어머님 차에 올라타면서 반갑게 인사를 드렸더니 어머님께서는 대뜸 이렇게 대답하셨다.
"오 메흐드!"
앗... 이것은...? 프랑스욕이다!
"... 왜요?"
"아 미안, 내가 너 주려고 카키를 가져오려고 챙겨놨었는데 까먹었거든... 메흐드!"
프랑스어로 감을 카키라고 부른다. 나 감 좋아하는데...
"그냥 어머님 아버님 드세요."
"며칠 전에 세일하길래 너 주려고 몇 개 더 샀었거든."
"저런, 메흐드!"
시어머니의 말투를 흉내 내며 나도 시원하게 욕을 따라 해버렸다.
"호호호 그러니까!"
속상해하시던 어머님께서 내 대답에 빵 터지셨다. 우리 어머님은 역시 가르쳐주신 욕을 내가 잘 배워서 써먹으면 좋아하신 단 말이지.
"그헝프레 갔다가 우리 집에 들렀다가 거라 커피도 마시고. 내가 라테 만들어주마."
"좋지요!"
운전도 해주시고, 감도 주시고 라테까지 만들어주신단다. 오늘은 좋은 날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