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다 같이 산책을 나갔다.
샤또 주변을 간단하게 한 바퀴 돌고 올 거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갔는데 알고 보니 산을 하나 넘는 10km 강행군이었다.
보졸레답게 와이너리가 마을 전체에 펼쳐져 있었다. 그 사이로 가족들이 한 줄로 나란히 걸어가는데 어린 시절 봄소풍 가던 기분이 들어서 꽤 좋았다. (아직 초반이라 기운이 넘쳤다.)
야생토끼를 세 마리나 봤다. 누군가 "토끼다!"하고 외치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리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프랑스 야생토끼는... 귀여운 맛은 없는 듯하다.
고모님의 맏아들인 그레고리네 커플은 맨 앞에 서서 우리를 이끌어주었는데 생각보다 행군이 길어지자 이들은 무리한 지름길을 택했다. 멀리 돌아가는 대신에 가파른 포도밭 사이를 질러 올라가자는 잔인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으앙... 한 번만 올라가면 되는지 알았는데 세 번이나 연속으로 이어지는 너무나 가파른 포도밭길.
뒤쳐지는 인원들이 속출했고 내가 안 간다고 할까 봐 버거씨는 뒤따라 올라오면서 내 등을 계속해서 밀어주었다. 사실 그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뒤에서 힘껏 밀어주니 저절로 올라가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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