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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Nov 25. 2023

선(線, Line)

넷플릭스에 방영되어 세계적으로 히트한 오징어 게임 때문에 60-70년대 한국의 어린이들이 즐겨하던 여러 가지 놀이가 전 세계에 소개되었다. 당시 가난하던 시절 대부분의 놀이는 지금처럼 어떤 특정 장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땅에 선을 그려 놓고 어떤 규칙을 만들어서 그것에 맞추어하던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놀이에 대한 규칙은 대부분 그어 놓은 선을 중심으로 정해졌다. 그리고 그 선은 일종의 제약이었다. 따라서 놀이를 할 때 선을 밟게 되면 상대방에서 “금 밟았다!”라고 크게 소리치고 공격의 기회나 순서는 바로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이렇듯 땅에 그려져 있는 선은 당시 놀이에 있어서 단호한 룰이고 약속이었다. 


이러한 선은 스포츠의 모든 구기 종목에서도 같은 개념으로 적용된다. 축구, 배구, 야구, 농구 테니스 등의 구기종목에서 선을 그어 넣고 공이 그 선을 넘으면 Out 또는 Fault가 선언되어 공격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거나 Ball dead 상황이 된다. 즉, 모든 공은 선안에서 플레이되어야지 선을 넘어서면 무효가 된다.

 

축구나 배구 농구에서 사이드 라인 밖으로 공이 나가면 사이드라인 아웃이 선언되고 테니스에서 라인을 넘게 되면 Fault가 선언된다. 야구에서는 타자가 친 공이 1루와 3루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 파울이 선언된다. 이렇듯 모든 공은 선을 넘게 되면 실패가 된다.


그런데 구기 종목에서 공이 선을 넘어도 유효가 되는 유일한 것이 있다. 공이 선을 넘으면 실패가 되는데 이 경우는 실패가 아닌 성공이 되는, 그것도 아주 큰 성공으로 취급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야구에서의 홈런이다. 


야구에서 홈런은 타자가 야수가 더 이상 접근 수 없는 담장 밖으로 공을 넘겨 타자 자신의 힘으로 득점을 올리는 것으로 야구에서 가장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곤 한다. 그래서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고 부른다. 모든 공은 그어 놓은 선을 넘으면 실패가 되는데 홈런만은 담장이라는 선을 넘어야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홈런에 더 열광한다.


인생에 있어서도 선은 존재한다. 룰에 벗어난 행동을 한 사람은 “선 넘지 마라!”라는 경고를 받게 되지만 정해진 룰 안에서 누구나 쉽게 넘기 어려운 담장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서는 사람은 “인생의 홈런을 쳤다”라는 찬사를 받게 된다.


어떤 선을 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파울을 칠 것인지 홈런을 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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