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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아작가 Nov 12. 2023

너무 디테일해요

인생 반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하여

즐겁게 일하며 사는 방법02


“너무 디테일해요!”

연말 두 명의 회사 대표와 나눈 면담.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라는 우회적인 질책이자 인사 평가였다. 

지난 실적 비교 평가 후, 향후 목표 계획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대표가 회사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 있냐고 물었을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회사가 점점 늙어가는 느낌이에요. 뭔가 새로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순간적으로 숨겨진 마음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어쩌면, 초심을 잃은 내 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따끔한 일침일지도 모른다. (나를 포함해) 왜 회사는 점점 늙어가는 걸까?



그 당시 나는 헤드헌터로 일한지 5년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국내 제조업 실적이 저조한 상황으로 인재 채용 건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기업 인재들도 이직을 꺼리며 안정을 추구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닥쳐올 위기에 대비하지 못했다. 메인 담당이었던 나는 글로벌 패션기업 측에서 거래 종료를 통보 받았다(해당 기업의 경우 주거래 업체를 몇 년 주기로 교체하곤 했다). 목표가 사라졌다. 방향을 잃자 일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급격히 떨어졌다. 새로운 기술, 신규 업체 발굴에 적극 나서야 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다. 귓가에 맴도는 노래는 아바의 〈♪The Winner take It All〉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나는 패자,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주변 동료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MZ세대 동료는 거의 사라지고 50~60세 베이비부머세대, 386 세대가 대부분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어느 날 내게 변화가 생겼다. 좀 이상했다. 사람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후보자의 잠재력이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인재 적합성,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와 현재 담당 업무의 경력 사항, 즉 직위 매칭도가 높은 인재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야 석세스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나는 이상한 선택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표가 나를 불렀다. 

“왜 이 후보자를 추천했어요? 포지션(직무 역할)하고 좀 다른 것 같은데.”

왜일까? 오드리 빙산의 일각, 우수 인재 데이터 나의 파일명이다. 이름의 영향일까. 언제부턴가 후보자의 숨겨진 얼음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곧 현실감 부족을 의미했다. 기업은 실패보다 성공 경험이 많은 사람을 원했다. 또한 당장 쓸모 있는 인재를 원했다. 너무 디테일하게 빠져 드는 것, 대표가 지적한대로 효율적인 업무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뭔가 새로운 조치가 필요했다. 


디테일의 반전

매주 토요 도서관 탐방.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자 내겐 크고 작은 즐거움을 얻는 놀이터다.

어느 날 우연히 홍보 게시판에 눈이 멈췄다. 작가와의 만남? 문득 작가라는 단어에 호기심이 생겼다. ‘일단 만나보자’ 당장 고척도서관 에버러닝(평생학습포털)을 통해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작가는 짧게 자기소개를 했다. 근처 고등학교 출신으로 지역주민이었다. 문득 작가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강의 주제는 미술 인문학이었는데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동네 작가라는 것만 뇌리에 박혔다.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마무리 시간, 즉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 

나는 작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음, 그건 디테일입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작가는 그것을 디테일하게 묘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어라? 그렇다면 ‘너무 디테일하다’는 나에게 적용되는 말 아닌가. 단점이 곧 장점이 된다고? 어두운 동굴 속 희미한 꿈과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효율적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삶을 즐기는 방법2는 우연히 디테일의 반전 기회를 찾는 것. 이것이 바로 작가라는 꿈, 기분 좋은 발견이자 시작의 이름이었다. 

“그래, 가장 중요한 건 평범한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거야! 너무 디테일한 우리 동네 오드리 작가!”



오드리의 인생화담 북큐레이션

‘이야기가 끝나면 꿈이 시작된단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야. 그러니 끝을 두려워하지 마.’

소원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인생그림책 『시작의 이름』을 소개 하고 싶다. 이 책은 ‘끝’이라는 두려움을 ‘시작’의 용기로 바꾸는 이야기가 담긴 시 그림책이다. 혹시 끝을 맺을까 말까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다시 시작’ 이야기의 힘을 얻게 될 것이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내 인생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이런 분을 위해 청림 출판사에서 나온 자기계발서 『일단 해보기의 기술』도 곁들여 소개한다. 소소하고 확실한 기분 좋은 발견을 하게 될 것이다.

오늘 조미료 엄마의 즐겁게 일하며 사는 방법 두 번째 맛있는 인생 레시피는 여기까지!


알라딘 서점 카드 리뷰



오드리 한 줄 평, 이야기가 끝나면 또꿈, 숨겨진 꿈꽃이 피기 시작한다. 나는 점점 젊어진다.

내 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어려워하는, 인생 반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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