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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승 Sep 18. 2022

인턴일기 - 전환형 인턴 시작

마케팅 에이전시 인턴 일기 시작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디지털 마케팅 국비지원교육을 받았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통번역과와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해 놓고 뭔 마케팅이냐 싶기도 했지만

사실 마케팅 쪽을 생각한 건 대학 재학 시절 때 부터였다.


마인어를 깊숙히 파기엔 흥미도, 재능도 부족하다는 걸 학부를 다니며 뼈저리게 느꼈다. 

무엇보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전공을 살려 무엇인가를 하는 미래가.

그래서 나름대로 애정이 있던 문화콘텐츠 쪽을 살려보고자 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PD와 같은 제작 쪽은 그 과정이 너무 두렵고, 귀찮게 느껴졌다. 


서류...필기시험..1차면접..2차면접..임원면접...인턴...인턴평가........ 안 해 ㅅㅂ

방송사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채용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를 견딜 깡이 내게는 없었다. 

주변에서 대기업은 생각 없냐고 물었을 때도 비슷하게 대답했는데, 대기업에 가기 위해 스펙을 쌓아야 하는 시간 그리고 기나긴 기다림과 고통의 시간을 참기엔 내가 너무 그릇이 작았다. 나는 그냥 실무를 먼저 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렇다고 3D중의 3D라고 불리는 영상편집업계 - 유튜브로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싶지도 않았다. 힘들다는 걸 너무 많이 들었거든


뉴스도 자주 나오고.. 괴담이 많은 영상업계. 근데 마케터도 업무강도는..


그러다 우연히 디지털 마케팅 광고를 보게 되었다. 가장 재밌었던 건 데이터를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었는데

워낙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도 싫고, 사람 대하는 것도 어려운 나는 단순하게

'데이터라는 확실한 근거'로만 이야기하면 누구 설득하고 이럴 일 없어서 일하기 편하겠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고, 진로도 그냥 그렇게 정해 버렸다. 


그렇게 졸업 후, 곧장 국비지원교육을 수료한 후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취준을 시작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마음속에는 취업을 해야한다는 마음과 더 놀고싶다는 마음이 공존했다. 

적당히 올해까지만 설렁설렁 쉬면서 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

이런 마음가짐으로 지원을 하다 보니 일주일에 한두개 정도, 정말 괜찮다 싶은 회사들에만 지원을 하게 되더라.


운이 좋게도 지원한 대부분의 회사에서 면접까지는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전환형 인턴이었고, 2차까지도 몇 번 올라가기도 했다. 어떤 면접은 와 잘봤다 싶었고 어떤 면접은 조졌다 싶었고 여하튼 탈락을 거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번 회사에 합격했다. 


앞서 말했듯, 나는 데이터를 다루는 마케터가 되고 싶었다. 마케터로 시작해 툴을 공부해 최종적으로는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애널리스트)가 되는 게 나름의 커리어패스 목표였다. 그래서 당연히 이번 직무도 데이터를 다루는 퍼포먼스 쪽으로 지원했고, 당연히 그 쪽으로 붙은 줄 알았다. 


아 저는 퍼포먼스쪽입니다... 라고 인턴 동기들에게 소개한 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기획으로 가게 된 나


그런데 왠걸 

막상 들어가보니 나는 기획국 소속이 되었다. 그것도 글로벌 쪽

아마 팀에서 인도네시아를 담담할 일이 있어서 전공빨로 합격한 듯 싶었다. 함께 들어온 인턴 동기들의 스펙이 나와 비교가 안 되는 걸 보면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고 볼 수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욕하던 전공이었는데 이렇게 전공 덕을 볼 줄이야... 


그리고 지금, 나는 입사한 지 4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9월이 워낙 휴일이 많았어서 실제로 근무한 날짜는 약 10일 정도라서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긴장하고 좀 그렇다.

사실 인턴 일기도 매일 쓰려고 했는데 왕복 4시간의 통근시간에 지쳐 나가떨어져 이제야 겨우 쓰고 있다.


여하튼, 그동안 꽤 많은 일..은 아니고 그냥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이번에 들어가는 광고의 컨셉도 쓰고 슬로건도 쓰고,

그 중 내가 쓴 컨셉이 꽤 좋은 평가도 받고

새벽까지 야근도 해 보고

택시비 육만원 내 보고 

인터넷 망령인 걸 들키기도 하고


여하튼, 일단 지금까지 회사 생활은 나름대로 즐겁다. 입사 바로 전날엔 긴장해서 밤을 새기도 하고, 거의 위장병 걸리는 줄 알았는데 막상 일해보니 사람들도 좋고 일도 아직까진 뭐 하는 게 없어서 그런가 재밌다. 요즘 워낙 중고신입이 많은데다, 내 동기들 중 나만 유일하게 지금이 첫 인턴이라 그런가, 다들 신기해한다. (와, 첫 인턴이에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내 취준기도 풀어보고 싶긴 한데, 그건 아직 인턴 나부랭이인 내가 쓰기엔 짬이 안 되는 것 같아 패스. 정직원이 된다면 당당하게 풀어보도록 하겠다.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다음엔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좀 써 봐야겠다.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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