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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몽 Jan 14. 2021

안일한 나의 삶을 꾸짖다

연금술사 필사


필사 3일째.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서 기록을 남긴다. 이 부분을 읽으니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섬뜩함을 느꼈다!




양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물과 먹이뿐이었다. 매일매일이 다른 날들과 다름없는 것도, 해가 뜨고 지는 사이  시간들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것도, 짧은 생애 동안   권의 책도 읽어보지 못하는 것도, 마을 소식을 전해주는 인간의 언어를 못 알아듣는 것도 양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착하게도 양들은  대가로 양털을 제공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고기까지 내주었다.


양 대신 나를 빗대어 말해도 의미가 상통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따뜻한 집과 먹고살만한 약간의 돈, 그리고 배를 채울 수 있는 양의 음식뿐이다. 매일매일이 다른 날들과 다름없는 것도, 긴 시간들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것도,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도,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는 것도 양들이 아닌 내가 될 수 있다. 나는 누군가의 들러리로 살아가다가 보기 좋게 팽을 당할 수도 있고 그들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양들은 산티아고가 주는 물과 먹이를 먹으며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행복감까지 느낄지도 모르겠다.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에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알지 못한다. 수많은 강의를 들으면서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본능을 잃어버린 양들과 다를 바가 없다.


현재의 안정감은 나를 안전하게 할까, 위태롭게 할까?


강의를 들으며 주어진 과제를 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삶은 바졌지만 나아진 건 두드러지지 않는다. 소비자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들이 려놓은 식사 대신 내가 대접할 식사에 초대할 준비가 필요하다. 요알못은 여기서도 빛이 난다. 무슨 메뉴를 준비해야 맛있게 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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