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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희 Jan 04. 2023

글쓰기는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

내가 상상 글짓기 교실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바로


" 글쓰기가 왜 중요한가?"이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히 우리 어른들은 일 년에 글쓰기를 얼마나 할까? 일기나 편지 한 장 쓰는 일도 거의 없다. 

그런데 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일까?




글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글은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물론 나를 표현하는 방식은 아주 다양하다. 노래로, 악기로, 춤으로, 그림으로 혹은 격렬한 운동으로 우리는 본인의 감정과 생각과 에너지를 표현한다. 

글도 그중 하나이다. 하지만 글은 이러한 행위들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노래, 악기, 춤과 다르게 글쓰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는 소설이나 시 같은 창작과 예술적인 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는 산문(일기, 에세이, 편지, 감상문, 과제로 제출하는 리포트에 쓰는 글 등등)을 의미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글을 길게 혹은 짧게 쓰곤 한다.

어렸을 적부터 우리는 학교 과제를 쓰고 커서는 회사 보고서를 쓴다. 또한 매년 연말 연초 연하장을 쓴다. 이 외에도 우리는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글을 짧게든 길게든 시간을 들여서든 그렇지 않든 다양한 글을 쓴다.


글쓰기는 어쩌면 우리의 삶 여기저기에 너무 흔하게 경험하는 행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반드시 써야만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는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들과 글을 쓰면서 내가 다시금 깨닫는 것이 있다. 바로 글쓰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글쓰기를 결과로 받아들인다. 특히 부모들이 아이들의 글을 어떠한 것의 결과로 받아들이면 아이들의 글은 평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글을 써서 칭찬을 받아 본 기억보다 지적을 더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글쓰기는 과정이다. 

글쓰기는 우리 아이들이(혹은 어른들이 혹은 사람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우리는 '글을 읽는다'

그렇다. 우리는 글을 읽음을 통해 주인공과 책 속의 인물과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책에 빠져들어 작가의 감정과 의도를 내가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글'을 읽는 가장 큰 이유이다. 

비판도 토론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책 안에 담긴 작가의 생각과 뜻을 올바르게 '읽었는가'이다.  작자의 생각과 의도를 내가 읽어 낼 줄 알아야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 후에 책에 대한 비판과 토론을 얼마든지 해도 좋다.  (내가 글짓기 수업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시중에는 정말 다양한 독서 토론과 논술 수업이 많다는 사실이다.)



글에 담긴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내가 읽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글을 '읽었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읽음'으로만 끝낸다면 그것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작자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읽고 나의 생각과 감정으로 표현하지 전까지는 내 것이라 할 수 없다. 즉, 머릿속에 떠다니는 그 무수한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기 전에는 그것들은 그저 자고 일어나면 잊어버린 꿈같은 것들이다. 나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고 그 표현이 바로 글쓰기이다. 


책을 읽는 것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독서뿐 아니라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고 많은 경험들을 하며 성장한다.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든 혹은 경험을 하든 그것을 글로 표현할 수 없다면 혹은 글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배우는 많은 지식들은 우리는 글쓰기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수준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종종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정말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글을 잘 쓰는지 혹은 글을 잘 써서 공부를 잘하는 것인지 어떤 것이 우선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본인의 지식과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글을 잘 썼다는 것은 그 '과정'을 잘 이해하였다는 말이 된다. 


글쓰기는 공부(학교의 학습 과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의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가 배우는 학습의 각 단계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물론 그 과정 안에서 글쓰기는 각 배움의 수준에 따라 쓰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즉, 내 생각과 감정을 당시 나의 수준에 맞게 글을 써 봄으로써 내 것이 되고 그것이 계속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글쓰기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자신의 수준에 맞는 글쓰기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 세상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생각의 깊이는 글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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