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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JO Sep 03. 2022

개와 깜빠뉴


사람이 밥만 먹고 사나요?


숲길을 따라 자전거를 탄 여인이 달린다.

시간이 멈췄으면 한다. 시간이 멈추었다고 생각한다. 그날의 냄새 여름 냄새다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생각하다 가을바람이 불어 머리칼이 시원하게 날린다.

그리고 안 좋았던 기억이나  부정적인 감정은  바람과 함께 날아간다.

나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고립되어있지만,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고, 하루하루 성장한다.

'품위'라는 것은 이런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하다 나의 강아지와 깜빠뉴를 구워 먹기로 한다.



Recipe of bread

자기 전 반죽 숙성을 시킨다! 


1kg whole wheat flour (20% rolled oats) (or mix 50/50 whole wheat/plain)

16g salt

4-8g yeast

730g warm water


젖은 수건을 덮어주고 자고 일어나 (7시간 정도 숙성 )

밀가루를 뿌려 봉긋하게 빚어 준 다음 (tip 빚어주면서 온도를 190도 정도의 온도에 미리 오븐을 켜 둔다)

무쇠솥에 예쁘게 빚은 빵을 넣고 35분 정도 구워준다.

(오븐을 끄고 10분 정도 더 넣어두면 좋아요 허브를 그때 같이 넣으면 향긋해지더라고요 )

기다리며, 커피 한잔과 정원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돌아와 보면 노릇한 빵 냄새가 난다.

먹기 좋게 자르고 올리브유를 바른 다음 " 개와 나눠먹는다 " 

빵주세요



이 깜빠뉴는 마치 밥 같아서 토마토와 치즈를 구워 올려서 계란 반숙을 올려 먹어도 맛있고 , 

무엇보다  올리브유에 찍어  먹거나 발사믹에만 찍어먹는 것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아침식단이다. 나의 강아지는 overcooking 해서  겉을 바삭하게 해주는 빵을 좋아한다. 나의 개는 빵을 나눠먹으며,오늘 가장 중요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오늘도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많은 것들이 인생의 미스터리 한 풍요로움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0과 1 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가 있다.  영원함과  특별함과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한다.

나는 오늘 소중한 사람들과 웃었고, 나의 강아지와 빵을 구워 먹었다.

한정된 시간 속에 서로에게 무한을 줄 수 있다.

나의 개와 선셋 산책을 하고 선셋을 같이 바라보는 시간 , 너와 나누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남몰래 숨겨놨던 상처의 박스를 열어 너에게 내어 보여주는 일 

오늘 읽었던 책에서 얻은 지혜와 공감의 말들  

한정된 시간 속에 찾은 영원 , 하루에 하나씩 영원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선셋산책 


강아지를 산책하다 강아지가 어딘가로 가 열심히 냄새를 맡는다 이웃의  무화과나무다.  

무화과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냄새가 달다.  이웃에게 무화과 몇 개를 얻어와 무화과 토스트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 깜빠뉴에 사둔 브리치즈를 얇게 바르고 무화과를 올렸다. 설탕을 뿌릴까 소금을 부릴까 하다 

빨간 후추를 뿌렸다. 


열매를 맺기 힘든 무화과 .  여성아티스트로서 존엄을 지키며 영화일을 해내가는것이 참 힘들었다. 열매를 못 맺은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  결실이란 보여지는 성과가 크지 않더래도 마음을 지키며 천천히 바른 길을 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다고 수고했다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실패하지 않았다 그대여.

언젠가 이 무화과 처럼 열매를 맺을 날이 올거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부지런히 걷고, 쓰고 ,느끼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웃과 무화과 토스트를 나눠먹다 태풍이 올 거라는 소식에 힘들게 맺은 무화과 열매를 다 따다 잼을 만들기로 했다.  이 여름의 끝 태풍이 오고 있다.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자. 


시골생활 바쁘다 바빠

 

사람이 밥만 먹고 사나요?  빵도 먹고 추억도 먹고 좋은 기억을 만들다 보면,  삶이 풍요로워지고, 품위 있는 인간이 될 것 같아요. 여기 제주가  그 미스터리를 허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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