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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너스 Feb 12. 2024

페이닥터보다 힘든 개원의 생활…그럼에도 개원의의 장점은

신념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돈 벌기

14년차 치과의사, 치과 개업 5년차입니다.

 

개원 하면 페이닥터때보다 몇 배는 신경 쓸게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원의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처럼 어려운 개원 환경에서 개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정한 선을 넘을 것 인가?>

'아, 개원 힘들다. 페이닥터 할 시절은 이제 다시 안 오겠지?'

개원 후 몸과 마음이 힘들 때면 종종 이런 망상을 합니다.

치과를 개원하고 자리잡을 때 까지 몇 년은 바쁜시기 입니다.

페이닥터를 할 때보다 몇 배의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보는 환자수는 적을 수 있지만, 다른 해야 할 일 들이 정말 많습니다.

브랜딩, 마케팅, 직원교육, 직원관리, 진료프로토콜 정리, 상담자료 정리, 틈틈히 필요한 세미나 수강, 야간진료, 서류작업, 업체미팅...

페이닥터 때 보다 수입이 적은 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원의 장점 한 가지를 꼽자면,

"내 신념을 팔아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는 점 입니다."

나의 신념에 맞게, 나의 철학에 맞게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경기가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치과업계에도

점점 선을 넘는 진료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여전히 양질의 진료를 위해서 노력하고 계십니다.)

치과 치료에 있어서 '적성한 선'은 무엇일까요?

정상적으로 치과대학을 나와서 상식적인 치과치료지식을 갖고 있는

치과의사라면 어느 정도가 적정 선 인지 압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지식이 부족해서 아쉬운 결과가 나온 것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아쉬운 점을 찾고 다음에 더 나은 방법으로 시도하고...

( Try and Error) 이 방법이 인류가 발전해온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경험도 충분하고 지식도 있고,

잘 알면서도 고의성을 갖고 적정한 선을 넘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인 것 같습니다.

어느 업계나 경쟁이 과열되면 도덕적해이가 발생하고

직업윤리의 중요성이 덜 부각되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치과계도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기적 성과에만 목을 메게 되고, 일단 나는 돈을 좀 벌고 빠지겠다

라는 생각들을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페이 닥터 시절에 신념에 어긋나는 진료에 일조 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선을 넘는 치과에서도 근무를 했었습니다.

물론 회의감을 느끼며 길지 않은 기간만 근무 했었습니다.

'일개 페이닥터 하나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구나'

정말 대형 치과에서 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시스템적으로나 진료 프로토콜에서 안 좋은 것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었습니다.

수십 명의 구성원들 중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들이 아무도 없다보니,

뭘 바로 잡으려고 해도 허공에 맴도는 메아리 같은 느낌 이었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시도하려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큰 조직에서는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일지라도 반기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매출'이라는 목표하에, 중요한 과정들은 등한시 되었습니다.

진료윤리, 치료의 퀄리티, 좋은 치료 계획, 치료에 대한 고민...등은 하대 받던 그런 분위기의 조직 이었습니다.

치과 경영에 대해서 뭘 좀 알게 된 지금에서 그 조직을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운영이 되고 환자가 많이 왔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가격이 싼 것이 진료퀄리티를 비롯한 모든 단점을 다 커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개원을 하면 나의 신념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개원의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나의 아내에게 그리고 곧 태어날 나의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영혼을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들에 비해서 버는 수입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인간이란 존재는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 어찌보면 인간의 자연스런 습성 같습니다.

'사장학 개론'의 김승호 회장님의 조언이 생각납니다.

'65세의 나와 15세의 나'의 눈치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과연 지금의 나의 돈 버는 행위가 15세의 내가 봤을때, 그리고 65세의 내가 봤을 때,

인정 할 수 있는 방법인지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처럼 규모가 작은 치과는 대형 치과에 비해서 운영비용이 적게 들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진료철학에 어긋나게 무리해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혼을 팔지 않고도 가족에게 생활비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경영구조인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 치과는 인천에 위치해 있고,  엘레베이터가 없는 구축 건물에 실평

수는 38평으로 요즘 치과치고는 작은 편 입니다. 마케팅에도 따로 돈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고, 경쟁치과들이 많아도, 오랜 기간 동안 소신을 지키며 버틸 여지가 충분합니다.

개원 할 때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작게 한 것은 아니었는데,

개원해서 운영을 해보니 무리하게 매출을 끌어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구조였고,

그것이 저의 신념에 어긋나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었어서

감사했습니다.

<돈은 자본주의에서 꼭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한탕주의, 과시욕구가 만연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돈이 많아 보이고 싶어서 sns에 자랑을 하고,

본인의 능력 이상의 과욕을 부리게 되고.

돈 이라는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돈이 없으면 무시를 하고...

저도 자본주의를 좋아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돈을 벌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돈 버는 과정이 좋았는지" 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등쳐먹고, 경쟁자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이겨서 얻은 승리가 의미가 있을까요?  

내 딸은 아빠가 그렇게 벌어온 돈을 자랑스러워 할까요?

경기침체, 치과의사 수 증가, 덤핑임플란트의 만연화, 컨설팅 마케팅 업체들의 경쟁...

개원하기에 정말 힘든 시기입니다.

개원을 하기전에 과연 나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꼭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치과 컨셉이 나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방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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