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리에서 찾은 고민의 답 | 고등인턴 유진의 일기
<5층 사람들>은 미디어오리의 사람들, 그들의 활동생각행복불안과 희망을 담는 코너입니다.
미디어오리가 함께하는 유쓰망고의 고등인턴 프로젝트는?
청소년 스스로 관심사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경험 맥락에 맞춰 외부에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실제 업무가 일어나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자신의 배움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는 사회 학습 모델.
미디어오리는 지난 2월, 총 35시간 동안 유쓰망고 고등인턴 유진 님과 함께 했습니다.
유진 님은 미디어오리의 두번째 인턴이었는데요, 첫 청소년 동료라는 점에서 미디어오리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엔 청소년 동료에게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인턴 기간이 끝날 시점엔 미디어오리가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떻게 고등인턴과 함께 하게 됐냐고요? 유쓰망고에서 미디어오리를 잘 지켜보고 계시다가 유쓰망고 멘토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주셨어요. 청소년 체인지 메이커스들을 지원해주는 비영리단체인 유쓰망고는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고등인턴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등인턴 유진 님은 미디어 관련 직종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특히 글 쓰는 것에 자신이 있으신 편이었는데요, 회의 중 슬쩍 던진 "글 잘 쓰세요?"라는 질문에 "잘 쓴다는 평가를 듣는 편이에요."라고 대답했던 유진 님. 자신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당당하게 어필하는 모습에 미디어오리들은 입을 쩍 벌렸답니다.
유진 님은 미디어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 본인이 글 외에 어떤 능력을 계발해야 할지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하나의 콘텐츠가 완성되는 전반의 과정을 함께 하시기도 하고, 회의에 직접 참여해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셨어요. 기획에 필요한 자료들을 정리하시기도 했답니다.
유진 님이 브런치 매거진 통계를
엑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셨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임팩트콘텐츠 매니저 쥬시
브런치 매거진 2분기 발행 계획을 세우던 중 간단한 KPI를 잡기 위해 유진 님께 통계를 참고해달라는 간단한 부탁을 드렸어요. 그런데 통계를 보시던 유진 님이 내친 김에 전체 통계를 정리해버리셨더라고요.
브런치는 현재 플랫폼상으로 통계가 주간으로 나오기에 누적 통계를 파악하기 어려운데요, 유진 님이 주간별 기록을 누적으로 정리해주신 덕분에 콘텐츠의 인기도를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엑셀을 처음 만져보셨다고 했는데, 앞으로 엑셀을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셨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인터브이의 타깃을 고려할 때 제 나이대(30대)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유진 님이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해서 놀랐어요. 제작자로서 상상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혜련
또, 인터브이 영상들에 대해 하나하나 정성 어린 피드백을 남겨주시기도 했습니다. 빨간색은 좋았던 포인트, 파랑색은 아쉬웠던 포인트로 구분해서 코멘트를 남겨주셨어요.
"독백 중에 누군가와 대화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통해 전체적인 영상의 무게감을 덜고 유머 요소를 삽입한 적이 인상적이었다."
"영상의 제목이 K-장녀들의 공감을 얻도록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채널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었던 인터브이는 이런 피드백을 포함해 논의를 거친 후, 영상 제목과 썸네일을 변경했답니다.
유진 님 덕분에 저희가 현재 유스들을 대상으로 기획중인 교육 프로그램의 타깃층을 명확히 그려볼 수 있었어요. 유진 님의 시각으로 보는 미디어와 콘텐츠는 저희가 상상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서 놀라기도 했고, 그래서 유익하기도 했어요.
- 미디어 전략 리드 아인
사내의 유일 고등학생이라는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청소년의 시각으로 프로그램을 피드백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디어오리는 오리지널 콘텐츠 아카데미의 유스 버전을 준비 중이에요. 미디어오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 창업을 경험할 수 있게끔 기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미디어오리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청소년들이 어떤 미디어와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궁금해했는데요, 유진 님과 대화하면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유진 님이 말씀해주신 청소년들의 플랫폼에 대한 인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카카오톡은 공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플랫폼이라면 페이스북은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35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고, 미디어오리는 아쉬움을 뒤로하며 마지막 회고 회의를 했어요.
유진: 숙제하는 게 아니라 동등하게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즐거웠고, 많이 배웠고 시험 기간 아닐 때 연락 주시면 언제든 도와드릴게요!
주연: 콘텐츠 팀에 팀원이 생긴 기분이었어요. 힘이 많이 됐고 외롭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인턴이라고 말씀하시며 도움이 될지 본인이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청소년을 떠나 하나의 인턴으로 톡톡히 역할 하셨어요.
아인: 에너지적으로 많은 힘을 받았고, 오리콘 고등유스 프로그램에도 도움이 됐어요. 시험 기간 아닐 때 연락하라는 말 기억할게요! 관계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혜련: 인터브이의 시청자층을 항상 만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썸네일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나리: 대학 졸업하면 재입사 하겠다는 유진 님 말씀을 기억하며 회사를 잘 키워갈게요. 유진 님은 미디어오리의 미래를 상상하게 해주셨어요.
진아 : 입사 동기! 먼저 목표를 달성하고 미디어오리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신 것 축하해요 :) 임팩트 콘텐츠의 데이터 하나하나를 보고 분석하셨던 회의 시간, 잊지 못할 거예요. 너무 멋있었고, 많이 배웠어요. 우리 또 만나요!
마지막으로 미디어오리는 유진님께 일기로 여기에서의 경험을 회고하면 어떨지 제안했어요. 일기를 써서 공유하는 문화는 미디어오리 혜련님이 시작하신 문화로 기획 단계에서 가볍고 솔직하게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미디어오리가 자주 쓰는 툴입니다.
유진 님의 일기
친구들이 차츰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할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불안함이었다. 이러다가 남들보다 뒤처지겠다는 불안함과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가에 대한 막막함이 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 캄캄했던 시간 속에서 결국 마음을 정했다. 미디어가 내 인생의, 앞으로 있을 수많은 길의 목표가 되었다.
너는 미디어라는 분야에 속하고 싶은 것이라고 계속해서 되뇌면서 나아갔다. 길을 헤쳐나가는 중에 고등인턴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었고 처음에 이는 나에게 단순히 생기부를 채우는 수단으로 다가왔다.
별다른 기대 없이 고등인턴 기초 과정이라는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다. 기초과정은 사전에 내 관심사를 찾아보고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하는 시간이었지만 비대면이라 그런지 몰입되지 않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유진 님에게 미디어란 무엇인가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꿈이 없다고 하면 한심하게 여기는 세상 속에서 나를 합리화시킬 단어로만 존재해왔던 미디어라는 글자의 나열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랬던 순간은 잠시뿐이었다. 그 단어는 또다시 나에게 점점 잊혀갔다. 그러다 시작하게 된 고등인턴 심화 과정은 나에게 도전의 연속이었다.
미디어오리라는 회사에 출근했다.
혼자 지하철을 타고 타지에 방문하는 것도,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도. 늘 쌍둥이와 함께했던 나였기에 더욱 불안했다. 업무를 하는 순간에도 내가 도움이 되기는 하는 걸까, 남들이 책장을 넘길 때 괜한 시간 낭비를 하는 걸까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나에게도 내 생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친분을 쌓기 위해 나누는 가식적인 대화들에 지쳐가던 차에 누군가에게 내 생각들을 쏟아내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로 얘기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학업으로, 경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이 프로그램은 작은 휴식처이면서 좋은 기력제였다.
이로 인해 나는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떨쳐내고, 숨 가쁘게 지나갈 학교 생활을 앞에 두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내가 나아갈 길의 방향성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누군가가 나에게 있어서 미디어는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조금은 여유 있게 웃으며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숏다큐로 미디어 만들기>
미디어오리의 오리지널 미디어 '인터브이'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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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agazine/startanewmedia
<미디어인큐베이터오리>
미디어 창업 생태계를 위한 오리들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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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agazine/mediaincubator
<5층 사람들>
미디어오리 사람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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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agazine/storyof5f
<미디어IN싸를 찾아서>
당신이 몰랐던 미디어업계의 '인싸'들을 만나다
#뉴미디어 #인터뷰 #미디어인싸
https://brunch.co.kr/magazine/findingvide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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