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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오리 Apr 16. 2021

사회적 거리두기 안에서도 혐오대항의 연대는 계속된다

미디어오리의 온라인 혐오대항 유스 교육 프로그램 진행&다큐 제작기

미디어오리는 유스들이 만들 수 있는 미디어의 힘을 믿습니다. 2020년 상반기부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유스를 대상으로 혐오표현에 대항하는 콘텐츠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드디어 올해 3월! 미디어오리가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제작한 다큐멘터리 '혐오표현 대항 유스 챌린지 영상'이 공개됐어요. 


앰네스티 혐오대항 프로그램 참여기를 담은 <요즘 애들의 혐오대항 챌린지> 다큐멘터리의 숏 버전



혐오대항 유스 챌린지?


미디어오리와 국제앰네스티는 코로나19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20년 상반기에 꼼꼼하게 기획을 함께하고, 9월부터 두 달 동안 10대, 20대 유스들과 함께 혐오대항 영상제작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혐오에 맞서는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구요.


미디어오리는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주도하에 프로그램 전반을 기획하고 진행했어요. 국제앰네스티는 참가자들이 혐오 대항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끔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았어요. 그동안 미디어오리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혐오에 대항할 수 있을지 유스들과 고민했습니다.



교육 시작 3일 전, 프로그램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다


교육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그전의 준비 과정은 다사다난했습니다. 교육 시작 3일 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어요. 미디어오리와 국제앰네스티는 눈물을 삼키며 비대면으로 교육을 전환하기로 합니다.


미디어오리와 국제앰네스티는 가장 먼저 대면용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비대면용으로 전환하는 데 힘썼어요.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화상통화 플랫폼 ZOOM의 소모임, 채팅, 화면 주석 등의 기능을 적극 활용했어요. 정신차려보니 미디어오리는 어느덧 ZOOM 전문가가 됐다고 해요.


대면 촬영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던 '참가자들의 프로그램 참여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또한 제작 가능 여부를  다시 검토했어요. 'ZOOM 촬영본만으로 다큐멘터리 제작할 수 있을까?', '화상통화만으로 인터뷰이의 마음을 열고 진실된 답변을 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여러 회의를 거친 끝에, 미디어오리는 비대면 다큐 제작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비대면으로도 다큐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미디어오리 혜련은 비대면으로 다큐를 제작해야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물론 막막했다고 해요.


"줌으로만 촬영을 진행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최대한 출연자들의 에너지를 끌어낼  있는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그랬기에 인터뷰이들과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려고 노력했어요. 평소 인터뷰 촬영을 나가면 주도권을 잡고 진행을 했었는데, '여러분들은 인터뷰이인 동시에 엔지니어이자 나와 같이 연출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렸어요. 방에 어떤 조명을 켤지, 뒤에 포스터는 무엇을 붙일지 등을 파트너로서 긴밀하게 공유하고 함께 결정하는 과정이 색다르고도 재밌었어요."


혜련은 사전 인터뷰에 공을 들였어요. 혐오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경험이 있는지도 중요했지만 생뚱맞은 질문도 일부러 준비했다고 해요.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친구들과 뭘 하는 걸 좋아하는지 등이요. 이런 질문을 통해 혜련은 출연자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출연자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혜련은 참가자들의 콘텐츠처럼 혐오표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채롭게 담기는 콘텐츠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전까지만 해도 혐오표현을 쓰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했어요.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혐오표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복잡한데 반대하는 사람들설득하는 언어까지 쓰라고 하면 개인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너무   같아요. 중요한 , 혐오표현에 대한 목소리들이 다채롭게 나오는 거고, 이번 다큐를 제작하면서도 이러한 다채로움이 담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상을 통로 삼아 서로 알아가다



교육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만큼 미디어오리는 처음에 어떻게 아이스브레이킹을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우선, 영상을 활용해 서로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세션을 마련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기능을 활용해 30초짜리 자기  소개 영상을 만드는 세션이었어요. 참여자들은 자신의 영상에 자연스레 각자 좋아하는 음식, 방 안의 사진들을 영상 속에 녹여냈고 서로 보여주며 각자에 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과 교육을 담당한 미디어오리 아인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감정적 교류를 경험한 순간을 회고했어요.


"교육을 끝낼 때 참가자 한 분이 눈물을 흘리셨는데 저도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그 전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까 봐, 혹은 참가자들의 에너지를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컸어요. 좋은 질문과 활발한 교류만 있다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이런 감정교류가 가능하다는 게 확실히 와닿는 순간이었어요."


앰네스티 측과 협력해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영상 교육 파트를 맡았던 나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혐오표현에 대한 고민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본 것 같다고 말했어요.


"내가 생각했을 때 정당한 표현들이 유스들한테 아니라고 들으니까 신뢰가 가는 거예요. 누군가 내 말을 불편하게 받아들였을 때, 그것이 혐오표현일 수 있구나. 편견에서 기반한 말들이 얼마나 용인될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혐오표현의 개념화와 필터링을 할 수 있게 된 계기였어요."


좋은 동료를 얻다

비대면으로 교육이 전환되며 협의하고 결정할 내용은 훨씬 많아졌어요.  그만큼 국제 앰네스티 동료 정주와 다은과 긴밀하게 협력했답니다.


국제앰네스티에서 프로그램 총괄을 맡았던 정주는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의 두 가지 목적을 세웠다고 이야기했어요.   


1. 혐오표현에 대해 유스들의 인식 재고

2. 대항하는 툴을 배워 실제 대항하는 활동 전개


"영상 콘텐츠를 접목해서 혐오에 대항하는 것을 시도했던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자들의 콘텐츠를 접하고 '이렇게도 대항할 수 있구나'를 알았으면해서였어요. 이게 이 과정을 숏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또한 정주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는 미디어오리라는 든든한 협력사를 얻었다고 말했어요.


"이번 협업을 기회로 국제앰네스티와 지향점을 같이 하고 미디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미디어오리라는 믿음직스러운 파트너를 찾게 된 것 같아 기뻐요."


커뮤니케이션과 진행 실무를 담당해주신 국제앰네스티 다은님 또한 이번 경험을 인상적이라고 평가하셨어요.


"이렇게 단체 대 단체로 긴밀하게 협력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처음인데, 되게 재밌었어요. 특히 인권과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미디어오리가 제시해주는 관점들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진행했던 거 같아요. 미디어오리라는 소중한 동료가 생긴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미디어오리는 소수자, 약자가 자신의 권리를 마땅히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디어오리는 앰네스티 언론상 콘텐츠, 여성가족부 정책 홍보영상, 지속가능한 미디어 커머스 시즈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런 가치에 더욱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미디어 인터브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 사회 속 다양한 사람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국제앰네스티와 함께한 혐오대항 유스 교육 프로그램은 미디어오리가 영상 콘텐츠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지향하는 혐오대항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앞으로 국제앰네스티와 미디어오리는 협업은 더 다양한 형태로 계속될 예정입니다. 미디어오리와 국제앰네스티의 다음 스텝에 계속 주목해주세요!


 최주연, 콘텐츠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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