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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접시 Jun 30. 2022

나는 풀

우리 집 앞 아파트 화단에 어제까지 분명 있었던 풀이 없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풀이 나는

신경 쓰였다. 풀은 뭐 막 뽑히려고 세상에 온 줄 아나..

풀이지만 애를 쓰고 자랐을 텐데 아무도 반겨 주지 않는 풀에게 마음이 갔다.  


그림책 공모전에 내려고 혼자 몇 달 야간 대학생처럼 살았다. 오전에 그림 그리고 도서관 가고 가끔  서점에서 진행하는 수업도 간간히 듣기도 했다. 오후엔 일하고 다시 와서 집안일과 아이들 챙기기는 조금만 하고

를 반복했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단지 좋아서 하기엔 힘든 일이었다. 집안은 엉망이고 아이들은 엄마가 필요한데 외면하고

머리를 싸매고 있으니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마무리하고 공모전에

우편물을 보냈다.


글도 그림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데 평범한 나도 그려도 될까? 자신 없었다. 그런데 나 마음을 바꿨다. 뭐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그대로 이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나는 결과가 어쨌든 나는 다시 자랄 거다.

뽑히지 않아도 뽑혀도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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