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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a Jun 29. 2021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늘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가 간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시 여기지 않는 것이다. 당연하다는 것은 마땅히 그러하다는 것인데 사람과의 관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가 아닐까? 부모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사랑하는 연인의 관계에서도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당연한 것은 없다.


 익숙함과 편안한 감정에 의해 무뎌지거나 "당연한 거 아니야?"를 내뱉을 만큼 무례해지다 보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나를 외면하거나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인식하고 있어야 하며 누군가가 나의 호의나 애정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가볍게 여길 때에는 그 사람을 떠날 용기도 있어야 한다.


 내가 만났던 가장 최악의 사람은 유행이 지난 옷을 정리해서 버리듯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제법 알았다 싶으면 흥미가 떨어져 새로운 사람을 찾고는 했다. 오래된 사람에게는 상처를 주고 새로운 인연에게는 사랑과 관심을 주던 그 사람과의 인연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궁금해서 물었다.


"왜 우리의 관계를 쉽게 생각한 거야?"


"쉽게 생각한 게 아니라 너는 나를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지."


그 대답을 듣고 나서야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내가 이해하리라 생각했던 그 사람에게 나는 당연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계절마다 유행이 바뀌고, 1분 1초로 새로운 정보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현실에 살고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나에게는 오래된 관계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 시간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도 나의 한 부분이 된 소중한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꾸준히 오랜 시간을 공유하며 지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그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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