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에 볼륨매직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오늘,5년 만에 매직파마를 처음으로 했다.
파마를 자제한 것은 흰머리로 염색을 시작하고서였다.
90대여도 평생 염색 한번 하지 않던 외할머니의 유전인자를
혹시 내가 받은 건 아닐까 기대도 잠깐이었다.
40대 중반부터 나에게도 흰머리가 찾아왔다.
처음엔 뽑는 선택을 했다.
그러다 주위에서 "큰일 난다. 백발이 낫냐 대머리가 낫냐"라는 질문에
차라리 백발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염색을 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후반, 2021년? 그 정도 즈음으로 기억한다.
염색을 하니 머릿결이 상할 것이 걱정이 됐다.
그래서 파마를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여름 한 더위에
머리가 해그리드(해리포터에 나오는 산 아저씨)처럼 해 다니자
보다 못한 엄마가 좀 정리를 하라고 다그쳤다.
산여자, 자연인 하며 나를 구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여름 무더위가 한몫했으리라.
풀어 헤치고 다니면 보는 사람마저 덥게하는 머리였으니...
파마를 하지 않은 이유에는 비싼 이유도 있다.
오늘,파마 한 번에 20만 원 가까이 쓰고 왔다.
내게는 머리 한 번에 쓰기는 '충분히'비싼 가격이다.
결론은 머릿결 손상 방지 70%+ 비용절감 30%
이유로 자제했던 것도 있다.
어쨌든 오늘 머리를 했다.
비가 온다 해서.. 5년 만에 머리 하는데 비 오면 큰일이다 걱정을 해가며,
미용실로 달려갔다.
5년 사이 기술이 좋아졌는데 2시간 만에 후딱 해치웠다.
예전에는 3시간 넘게 걸렸던 것 것은데...
머리를 하고 오니 엄마가 나 같지 않다며 낯설다고 하셨다.
너무 차분해졌으리라...
그러면서 매직을 했더니 두상에 너무 머리가 쫙 달라붙는다며
얼굴이 더 커 보인다고 했다.
엄마에게 한마디 했다.
파마 안 하면 자연인 같다 하고 하고 나니 얼굴이 커 보인다 하니.
나는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어렸을 적에는 뭘 해도 이쁘다 했던 엄마가
요즘에는 뭘 해도 별로 안 예뻐 보이나 보다.
아직도 머리카락에서 그리웠던 파마 약 냄새가 난다.
내일 머리 안 감고 고무줄도 안 묶고 세수할 때도 조심해야겠다.
큰맘 먹고 한 파만데
파마기가 오래가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