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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녀 Sep 03. 2024

5년 만에 파마를 하다

2019년 7월에 볼륨매직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오늘,5년 만에 매직파마를 처음으로 했다.


파마를 자제한 것은 흰머리로 염색을 시작하고서였다.

90대여도 평생 염색 한번 하지 않던 외할머니의 유전인자를

혹시 내가 받은 건 아닐까 기대도 잠깐이었다.

40대 중반부터 나에게도 흰머리가 찾아왔다.

처음엔 뽑는 선택을 했다. 

그러다 주위에서 "큰일 난다. 백발이 낫냐 대머리가 낫냐"라는 질문에

차라리 백발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염색을 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후반, 2021년? 그 정도 즈음으로 기억한다.

염색을 하니 머릿결이 상할 것이 걱정이 됐다.

그래서 파마를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여름 한 더위에 

머리가 해그리드(해리포터에 나오는 산 아저씨)처럼 해 다니자

보다 못한 엄마가 좀 정리를 하라고 다그쳤다.

산여자, 자연인 하며 나를 구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여름 무더위가 한몫했으리라.

풀어 헤치고 다니면 보는 사람마저 덥게하는 머리였으니...


파마를 하지 않은 이유에는 비싼 이유도 있다.

오늘,파마 한 번에 20만 원 가까이 쓰고 왔다.

내게는 머리 한 번에 쓰기는 '충분히'비싼 가격이다.


결론은 머릿결 손상 방지 70%+ 비용절감 30%

이유로 자제했던 것도 있다.


어쨌든 오늘 머리를 했다.

비가 온다 해서.. 5년 만에 머리 하는데 비 오면 큰일이다 걱정을 해가며,

미용실로 달려갔다.

5년 사이 기술이 좋아졌는데 2시간 만에 후딱 해치웠다.

예전에는 3시간 넘게 걸렸던 것 것은데...


머리를 하고 오니 엄마가 나 같지 않다며 낯설다고 하셨다.

너무 차분해졌으리라...

그러면서 매직을 했더니 두상에 너무 머리가 쫙 달라붙는다며

얼굴이 더 커 보인다고 했다.

엄마에게 한마디 했다.

파마 안 하면 자연인 같다 하고 하고 나니 얼굴이 커 보인다 하니.

나는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어렸을 적에는 뭘 해도 이쁘다 했던 엄마가

요즘에는 뭘 해도 별로 안 예뻐 보이나 보다.


아직도 머리카락에서 그리웠던 파마 약 냄새가 난다.

내일 머리 안 감고 고무줄도 안 묶고 세수할 때도 조심해야겠다.

큰맘 먹고 한 파만데

파마기가 오래가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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