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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재벌샘정 Dec 21. 2021

중년 부부로 잘 살기 위한 선택들

지친 60대 직장인 남편을 위한 소고기 야채 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작가 착한재벌샘정입니다.

33년 차 주부, 윤스퐁의 여배우이기도 하지요.


나의 브런치 첫 글의 제목이 이랬었습니다.


<이혼을 꿈꿔보지 않는 부부가 있을까?>


1983년, 대학 들어가던 해에 만났고

나의 집요한 구애에 못 이겨(?) 연애를 하고

1988년 12월 24일에 결혼을 해 부부가 되었어요.


부부로 살아온 날이

2021년 12월 23일이 되면 33년이 됩니다.


60대 초반인 윤스퐁과 50대 후반인 여배우.

우린 맞벌이 부부였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동안 3번의 이사를 했고,

함께 두 아이를 키웠고, 두 아이는 독립을 해 자신들의 삶을 꾸려 가고 있어

다시 신혼 때처럼 둘이서 살아가고 있어요.


곧 결혼기념일이 다가 외서 그런 지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지난 온 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혼자 산 날보다 함께 산 날이 훨씬 많아진 우리 부부.


브런치 첫 글의 제목처럼 이혼을 꿈꿔보기도 하면서

신혼을 지나 중년의 시기를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노년으로 가는 시간들도 따뜻한 동행이기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어제저녁 메뉴로 편백나무 찜기를 이용한

소고기 야채 찜이었던 이유도 좋은 선택을,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선택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샤브용 고기로 무, 부추, 팽이버섯을 돌돌 말아서 싸고, 갖가지 야채도 준비.

편백나무 찜기를 이용해 향기와 건강을 더해 보았습니다.


힘들고 지친 60대 직장인 남편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는 음식을 해주고 싶었거든요.





어제 크리스마스 카드 나눔을 했어요.



윤스퐁에게는 카톡 문자로 보냈는데


윤스퐁이 선택한 크리스마스 카드는 2번, 여유.




카드 받는 재미 느끼시라고 비밀(?) 리에 작업을 했었거든요.

카드를 만드는 이유 1순위가 가족인데

sns에 먼저 공개를 하고 조금 늦게 문자를 보냈어요.

 

보통 출근해서 10시 반까지는 바쁘신 윤스퐁.

그래서 시급한 일이 아니면 그 이후에 연락을 해요.

시간이 중요하고 초집중을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직장인인데

알람이 울리면 신경 쓰일 테니...

윤스퐁을 위한 여배우의 작은 배려랍니다.

이 또한 중년 부부로 잘 살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지요,


크리스마스 카드 덕분에 윤스퐁의 마음도 알고 고마움도 전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퇴근 시간이 다 되어 걸려 온 전화.


"퇴근했어요? 내가 데리러 갈까요?"


33년 차 마누라의 직감은 틀리지 않지요.


무슨 일인지 물었더니


"사고 전환을 빨리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타이밍을 놓치고... 노력은 하는데...."


 60대 직장인 윤스퐁이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냈다고...


눈치 백단의 여우여우 샘정.

좋은 선택을 해야겠죠?


그래서 준비한 어제저녁 메뉴가


소고기 야채 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샘정이라

보통 저녁 주방의 메인은 나이지만 아이들 키울 때도

"엄마를 혼자 주방에 있게 하지 마세요."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같이 준비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저녁 식사 준비는 같이 할 때가 많은데 어제는 혼자 하는 선택을 했어요.


주방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고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라고 했더니 신이 났습니다.


"다 돼 가나?"


"가까?"


"오늘 안에는 먹겠나?"


채근하시는 윤스퐁.

마누라에게 어리광 부리는거 임???


"이거이 손이 많이 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위해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쫌만 기다리셔요."


생색내면서도 당신을 위하여 기꺼이~~라며 위로와 응원을 담아.^^


또 하나의 선택은 조금 더 가까이 느끼기 위해 마주 앉지 않고 나란히 앉기.

1시간 반 넘게 함께 먹은 저녁.


음식을 앞에 두고 사진 찍느라 기다리는 거 싫어하지만 여배우의 수고가 고마워

"사진 안 찍나? 사진 찍어라."

라며 기다려 주는 선택을 하는 윤스퐁입니다.


잘 조율하는 선택을 하려 서로가 함께 노력을 하지요.



"너무 많은 거 아이가?"


"일단 비주얼은 죽이네."


"좋으네."


"맛 나네."


나름 최선(?)의 칭찬을 해주시는 윤스퐁.










배도 부르고,

여배우에게 힘들었던 이야기 쏟아내고 나니 좀 풀리신 듯했어요.


"그래도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는 게 안 고맙나?"


짠~~ 해서 울컥했네요.


음식 준비를 샘정이 하면 설거지는 윤스퐁의 몫.

식세기 들어오고 잘 활용하시기도 하지만

그래도 손으로 하는 설거지가 편하다는 60대 아저씨 윤스퐁.


비싼 식세기 사놓고 왜 그러냐는 말 대신 그의 선택을 존중해 줍니다.


식세기에 넣지 못하는 찜기.

윤스퐁 설거지 면제의 선택을 한 여배우입니다.

아주 좋아하시드만요.^^


남편이 힘을 내니 설거지까지 기꺼이 하지만 즐거운 샘정입니다.





늘 그렇듯 오늘 아침은 일찍 일어나는 윤스퐁이

전기압력밥솥에게 밥하라 시키고, 된장찌개를 끓여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맞벌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우리.

상대적으로 아침 잠이 없는 윤스퐁이 아침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선택을 했었어요.

밥과 된장찌개( 또는 국) 이외의 음식은

조금 더 자고 일어난 내가 준비를 하니

온 가족이 매일 아침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어요.


아이들 독립하고 난 뒤에도

우리 두 사람은 늘 함께 준비한 아침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있어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좋은 선택들을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사이로

남은 시간들이 따뜻한 동행이기를......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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