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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안드레아 Jul 28. 2023

생계형 직장인, 전문직을 꿈꾸다
-노무사 도전기 6

나는 마침내 ‘행복’으로 가는 문을 연 걸까? 글쎄

어찌 보면 계속 언급한 대로 지나가는 관문일 뿐인 1차 시험이었지만, <그 합격의 순간>은, 

짧은 공부 기간 안에 첫 관문을 통과하며,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실로 오랜만에 되찾은 순간이기도 했고, 

처음 준비를 결심했을 때 어렴풋이 잡아두었던 예상 수험기간 약 3년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버린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과 공황이라는 길이 보이지 않던 터널 같은 굴레에서 맞이한 한줄기 빛이 들어온 순간, 그 탈출구라는 문이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에 면접을 봤던 회사에 합격하여 난 3번째 이직을 했고 여전히 ‘나인투식스’를 버티며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1회 시험 유예 제도로 인해 올해가 아닌 내년 9월의 2차 시험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는 나에게 하루하루 전쟁 같은 직장인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아직 나의 일상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작 한 관문을 겨우 넘겼을 뿐, 더 큰 관문을 향해 나아가야 하고 그 관문에 가까이 가는 과정 안에서의 내 ‘나인투식스’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또다시 물리적 준비시간이 없을 것이고, 또다시 두 가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체력도 부족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또다시 여전한 ‘나인투식스’를 견뎌야 하는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계속 여전히 아플 것이다. 



내가 직장인의 삶을 도무지 버티기가 어렵다며 전문직 시험을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처음 말했을 때,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아내, 아버지, 친한 친구, 이 3명이 놀랍게도 나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행복의 척도를 전문직 합격으로 두지 말라,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목표’를 이룬 후에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 시험을 봐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내가 그 목표를 이룬다면 나는 비로소 행복해질 거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현재 불행한 나의 현재를 내 노력으로 벗어나고, 새로운 일상을 새로운 직업으로서 살아간다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험공부라는 신기루 같은 목표를 설정해 두고 합격이 내 행복의 시작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현재 일상의 또 다른 현실 도피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또다시 목표를 이루고 나서도 그 안에서 불만을 찾을 것이고, 여러 고충에 괴로워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노무사가 되고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니게 되는 삶을 산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고충과 어려움이 생길 것이고 또 나는 그것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직장인의 삶 이외의 다른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나가는 것은 당연히 계속할 것이다. 내 공부가 불행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시작되긴 했지만, 단순히 합격을 행복의 척도로 삼지 않고 이루고 싶은 별개의 목표라는 것으로 두기로 했다. 



나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이루지 못한 ‘지금’부터 행복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지금’ 불행하면 ‘미래’에도 불행하고 ‘지금’ 행복해야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다]



도저히 찾기 어려웠던 내 우울의 이유, 끝을 알 수 없던 불행의 터널. 그렇기에 내가 아무리 마음먹어도 당장 행복해지지는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새로운 목표에 대한 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뜬구름으로 끝날지도 전혀 모른다. 

배드엔딩으로 끝나 나인투식스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열심히 지금부터 연습하려 한다. 행복하고자 하는 연습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전. 이 모든 것들에 온 힘을 쏟으려 한다.

지나온 과거, 오지 않은 미래가 아닌 현재 바로 이 순간. ‘지금’ 행복하고 싶다.


2024년 9월 노무사 2차 시험 이후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합격해서 새로운 직업을 얻었을까? 여전히 불행의 터널 안에 있을까? 도전과 연습은 잘 진행되어 왔을까? 


아직 모른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라도 ‘오늘’ 웃을 것이다. ‘내일’ 좀 더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2024년 9월 이후, 아직 그려지지 않는 나의 미래 모습은 목표를 이뤘든 이루지 못했든, 그저 ‘행복’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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