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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Aug 17. 2021

발톱에게 미안했다

 흘러가는 하루의 끝에 도달했을 때, 마무리를 하고자 샤워하고 밀린 집안 일을 했다.

그러고나서 구석에 앉아 발톱을 깎으려고 오랜만에 못생긴 발을 시야에 두었다.

신경을 쓰지 못한 채 얼마나 방치되었는지, 발톱이 길어져 휘어있었다.



 발톱을 자를 틈이 없었는지, 손톱에 비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서 방치시킨 것인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전역한지 몇 달도 채 되지않은 학부 2학년이 대체 뭐가 그리 바빠서

발톱 관리할 시간이 없었을까 싶었다. 무얼 위해서 그리 달려가고 있냐고 물으면

'살기 위해서'라고 답하겠다. 그럼 대체 어떤 부귀 영화를 누리려고 

그렇게 살고 있냐고 묻는다면, '지금 보단 잘 살고 싶어서'라고 답하겠다.



 종강의 허무함을 잊은채, 다시 개강의 두려움을 안은 채로 살아가는 대학생의 삶이 행복하길 바라며,

발톱이 서운하지 않도록, 조금의 여유를 두며 살아야 할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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