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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수 May 08. 2024

현재의 기억

결과론자는 아니지만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정당화시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또렷하지 못하다. 몇몇 기억들은 아주 쉽게 꺼내어 볼 수 있을지 몰라도 불과 1년 전 오늘만 하더라도 기록을 찾아보지 못하면 기억하기 힘들다. 10년 전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감을 느꼈을지도 모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고요한 방에 앉아서 당장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그렇기에 다음 현재의 기억을 위해 현재의 나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살아간다는 게 불확실한 변인의 무한한 조합이지만 어차피 기억하지 못할 지금의 감정보다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미래를 그리고 싶기 때문이다. 또 기억은 언제나 수정될 수 있으며 만족스러운 현재가 있다면 비교적 쓰디쓴 기억들을 덜 곱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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