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놀자고 창문을 두드린다
잠깐 기다리라는 말이 부딪히기도 전에 뱉고 뱉으며 문으로 뛰쳐나간다
길 건너 담장에 고개만 내밀고 나를 보는 검은 눈
벌써 놀이를 시작했다고 그랬다고 이미 신나 버린 나는 맨발로 유리조각 위를 걷는다
바닥을 차는 쇳덩이에 부딪혀 검은 바큇자국의 연장선 너머로 뭉개지면 술래가 바뀐다
나는 놀자고 자동차 문을 두드리며 방긋 웃는 버스기사를 본다
기사가 기분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니 타고 있던 승객들도 덩달아 신이 난다
가드레일을 뚫고 낭떠러지로 떨어질 때 우리는 밤을 아쉬워하며 뼈를 부서지게 껴안는다
터져버린 버스 불은 숲으로 옮겨 붙어 녹아내리는 다람쥐
뜨거운 몸을 이끌며 우리는 바다로 향한다
굳이 날아오르는 새가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더 낮은 곳으로 서로를 보지 않아도 되는 어두운 심해안으로
누구보다 깊게 빠져 오랜 꿈을 꿀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