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런, 코드잇, 스파르타에 숨겨져 있는 심리학 장치들을 비교해 보자!
UX 심리학 분석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UX심리학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스터디 중에는 '인프런'의 사이트를 뜯어보면서 인프런의 UX만 분석했지만
발표를 위해서 조금 더 재미있게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비교하면서 분석해보고 싶어졌다.
준비했던 발표 자료에 맞춰서 어떤 식으로 프로덕트를 선정하고 심리학 요소들을 분석했는지 소개해보겠다.
여러 '온라인 강의 플랫폼'중 고객들에게 꾸준한 수강을 위해 UX장치를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플랫폼을 선정하였다. 각 플랫폼을 캐릭터로 표현하고 각 플랫폼들의 UX장치들을 플랫폼의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스킬'로 만들어보았다.
왼쪽 사진부터 순서대로 인프런, 코드잇, 스파르타코딩클럽에 대한 능력치다.
각 플랫폼의 로고를 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간단하게 스케치해서 Novel Ai를 통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능력치는 총 5가지이며 각 능력치가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집중: 수강생들이 특정 요소에 집중하게 만든다.
수강: 수강생들이 본인의 강의를 수강하도록 유도한다.
기억: 수강생들에게 특정 요소를 기억에 오래 남도록 한다. 혹은 떠올리게 한다.
끈기: 꾸준히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애정: 플랫폼에 애정을 가지게 만든다.
각 플랫폼들이 수강을 유도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UX심리학 장치들을 추려봤을 때 6개 정도가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 각 심리학 장치들은 다음과 같다.
기존의 심리학 용어들을 어울리는 이미지들과 함께 (중간중간 익숙한 이미지가 있지만..)
스킬처럼 만들어보았다. 각 스킬들은 레전드, 유니크, 레어 세 등급으로 구성되며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각 플랫폼별로 보유 스킬의 등급을 나누어서 배분했다.
레전드 : 해당 효과를 일으키는 요소들이 3가지 이상이거나, 강하게 수강생들을 유도함. (능력치 +8)
유니크: 해당 효과를 일으키는 요소들이 2가지 이상이거나,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도함. (능력치 +5)
레어: 해당 효과를 일으키는 요소가 존재하나. 행동을 유도하는 영향력이 부족함. (능력치 +3)
각 스킬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이런 심리학 장치들이 어떻게 UX로 녹아들었는지
그리고 플랫폼들은 이를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살펴보자.
수업시간에 졸다가도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면 눈이 번뜩 뜨이고.
멀리서도 내 이야기가 들리면 왜인지 잘 들렸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칵테일파티 효과를 경험해 본 것이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나와 관련된 정보는 인지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를 강의 플랫폼들에서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인프런에서는 언제 강의를 들을지 '수강 알림'을 설정할 수 있고 이 수강 알림에서는
내 닉네임을 언급해 주면서 수많은 카카오톡 중에서 눈에 띄도록 만들어준다.
또한 메인 페이지에서 '내 학습'이라는 단어와 마이페이지에 이름을 언급하면서
수강생들이 강의를 수강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코드잇에서도 인프런과 마찬가지로 알림 설정을 통해서 이름을 부르고 수강을 유도하고 있다.
그 외에 메인 페이지에서도 '내 토픽'이라는 키워드로 현재 수강 중인 토픽을 보여주고
오른쪽에 닉네임을 눈에 띄게 배치해서 나의 레벨 및 학습 통계를 보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코드잇은 구독 모델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 비해서
강의 판매가 아닌 사용자에게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파르타 코딩클럽의 경우 아직 VOD 상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이름을 부르는 알림톡은 수강을 유도하는 요소가 아닌
보유하고 있는 쿠폰의 소멸을 알려주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메인 페이지에서도 내가 수강하고 있는 강의들을 따로 볼 수는 없었다.
여러 곳에서 이름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볼 수 있었지만 수강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데에는
조금 부족한 듯 보였다.
완료하지 못한 일을 계속 알려주면 사용자들은 그 일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주로 커머스에서 '장바구니에 00 상품이 남아있어요!'라면서 끊임없이 알림을 주는 경우가
자이가르니크 효과를 활용하고 있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는 이 효과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인프런에서는 수강률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수강을 계속 이어나가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HOME과 개인 대시보드 페이지에서 수강이 얼마만큼 진행되었는지 시각적으로 보면서
사용자들에게 "강의를 여기까지 듣다 말았어요! 마저 들어야죠"라는 메시지를 건네고 있었다.
(강의 수강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강의 구매를 유도하는 장치들은 제외하였다.)
코드잇에서는 조금 더 여러 곳에서 이 효과를 사용하고 있었다.
수강률을 보여주어 수강을 이어나가도록 하는 부분은 인프런과 비슷했지만
'챌린지'라는 기능에서도 내가 챌린지를 얼마만큼 진행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꾸준히 프로덕트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어느 정도 수강했는지를 %로 보여주면서 수강을 이어나가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인 페이지가 아닌 개인 수강 페이지로 넘어가야 해당 수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수강을 하도록 유도하는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손해를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커머스에서는 주로 타임세일 등을 통해서 해당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럼 강의 플랫폼에서는 어떨까?
인프런에서는 '꾸준한 강의 수강' 자체를 하나의 소유물로 여기게 만들고
이 기록에 대해서 깨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인프런과 00일째 성장 중!'이라는 문구를 통해 인프런을 꾸준히 이용하면서 해당 문구를 깨고 싶지 않게 만들고 주간, 월간 통계를 시각적으로 나타내어서 꾸준히 내 학습 기록을 남기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다.
특히 월간학습 부분은 개발자분들이라면 익숙한 '잔디 심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코드잇에서도 비슷한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적학습 현황과 이번 주 학습 통계를 통해서 사용자들이 '내 꾸준한 학습 기록'을 잃고 싶지 않게 만들고 있다. 또한 챌린지에서는 00명이 챌린지 참여 중이라는 넛지를 주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만큼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코드잇 Product Leader분께 따로 메시지를 통해서 해당 부분들의 의도가 추측한 것과 일치하는지 여쭤본 결과 '누적 학습 현황'의 경우 손실회피 심리를 자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주 학습' 통계의 기본 가설은 '유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계 제공을 하나의 보상으로 여긴다'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스파르타에서는 해당 심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이었다.
특히 강의를 구매한다고 무조건 평생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완주'했을 경우 강의와 자료를 소장하게 해 주면서 강의를 완주하지 않으면 실제로 손해를 보게 만들었다.
플랫폼의 이름답게 조금 더 수강생들을 채찍질하면서 꾸준한 수강과 학습을 유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단 한 번 써봐~ 일단 한 번 잡솨봐~
이런 말들이 나온 이유가 바로 이 '소유효과'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그 가치를 소유하기 전 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인프런은 일단 뭘 많이 준다..! 한국인의 정 같은 걸까..?
스킬 태그도 주고, 수료증도 주고 (모든 강의가 다 주진 않는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 포인트도 준다..!(플랫폼 컨셉에 맞게 잎이라고 부른다.)
이런 것들이 현실의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거나 취업, 이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지만 왜인지 기분이 좋고 무언가 얻은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단순히 강의를 듣는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듣는 행동으로 인해 무언가를 보유하게 함으로써 수강생들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좋은 경험을 심어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드잇도 수강을 하다 보면 이것저것 자꾸 쥐어주는 편이다. 업적을 달성하듯이 배지를 획득할 수 있고
수강을 통해 경험치를 쌓고 레벨업을 할 수 있다. 뒷부분에 어떤 식으로 경험치를 받는지 한 번 스크린샷으로 보여주겠지만. 코드잇은 이런 게이미피케이션에 참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파르타는 VOD보다는 부트캠프 위주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VOD수강 자체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강의를 수강할 때마다 포인트를 꽤 많이 줘서 기분이 좋다..!
해당 포인트는 다음 결제를 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그냥 왜인지 용돈을 번 기분이 든다.
'거의 다 왔어! 5분 남았다 5분!'
어릴 적 아버지와 등산했을 때 한 23번쯤 들었던 말이었다.
사람들은 목표지점에 근접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금방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더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인프런에서는 '로드맵' 기능이 존재하는데 특정 지식에 대한 여러 강의들을 묶어서 로드맵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니까 할 수 있어요' 등의 문구를 통해서 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비싸서... 직접 체험해보지는 못했다!
코드잇을 이용하다 보면 어느새 빙고칸에 도장이 찍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도장이 몇 개 찍혀있다 보니 괜히 빙고를 다 채우고 싶고.. 그러다 보면 다른 여러 가지 기능들을 체험해 보게 된다. 이런 부분은 참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악했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경험치 밑에는 작게 "다음 레벨까지 00 XP 남았어요!"라는 문구를 더해 금방 다음 레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사용자를 유도하고 있었다.
다양한 장치가 있지는 않았지만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예전부터 목표그라데이션 효과를 적극활용하는 플랫폼이기에 '레전드'로 점수를 매겼다. (당당하게 했지만 약간 레전드라고 부르는 게 이제와서는 조금 오글거리는 같긴 하네요..!)
르탄이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귀여운 화면과 함께 내 수강현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서 수강생들이 완주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말이 어쩌면 피크엔드 법칙을 잘 나타내고 있는 문장인 것 같다.
사람들은 그 마지막 경험을 바탕으로 이전 전체의 경험을 판단하곤 한다.
그것을 피크엔드 법칙이라고 한다.
인프런에서는 수강을 완료하면 축하 메시지를 띄워주고, 뭔가 있어 보이는 수료증을 주면서 수강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 대비 수강을 완료했을 때 주는 혜택이 적은 편이긴 하다..!
코드잇은 끊임없이 뭔가를 준다.. 강의가 하나 끝날 때마다 우측하단에 '레슨완료' 창과 함께 경험치를 부여해 주고 일정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이 오른다.
특정 토픽을 수료했을 경우 수료 축하를 해주면서 수강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파르타 코딩클럽의 경우도 강의가 끝날 때마다 포인트를 주고, 강의 전체 수료 시 화려한 축하창을 띄워주면서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강의가 하나 끝날 때마다 상자를 열면서 포인트를 받는 게 랜덤박스 여는 것 같은 느낌도 나고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시작할 때 언급했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 포함되어 있기에 절대적인 수치로 볼 수 없지만
코드잇이 상대적으로 꾸준히 플랫폼을 방문하고 완주를 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많음을 확인할 있었다.
아무래도 '구독 모델'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수강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추측된다.
하지만 인프런은 다양한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고 개발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강의를 보유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고.
스파르타 코딩클럽은 VOD 쪽은 약할 수 있지만 부트캠프에서는 수강생 관리에 누구보다 진심인 플랫폼이다.
이번 분석을 진행하면서 유독 '개발'에 관련된 강의플랫폼들이 수강생들의 완주와 리텐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화면에 있는 다양한 플랫폼들 중
'리텐션과 완주'를 위한 장치가 가장 많은 세 가지 플랫폼이 '인프런', '코드잇', '스파르타 코딩클럽'이었기에 선정했지만 공교롭게 셋다 개발 강의위주의 플랫폼이었다.
어떤 이유에서 유독 개발 관련 플랫폼들이 이런 특성을 띄는 걸까? 나름대로의 추측은
개발자들은 꾸준히 바뀌는 트렌드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해당 플랫폼들의 구성원들이 개발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콘텐츠 인력 위주인 다른 플랫폼 대비 빠른 시도들이 가능한 것이다.
개발자들이 강의에 쓰는 돈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프로덕트가 발달했을 것이다.
굳이 이런 장치들이 없어도 매출이나 고객 유치에 큰 영향이 없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들은 굳이 리소스 투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등이 있었다.
과연 어느 추측이 맞을지. 전부 틀리다면 왜 아직 많은 온라인 강의 플랫폼들은 보상이나 학습 통계 부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 않은지 차차 알아보려고 한다.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링크드인 : https://www.linkedin.com/in/jae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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