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불안은 결국 공포로 다가온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매일매일을 나락 끝에서 마주하며 어중간한 불행이 더 큰 불행들을 불러올 것이라는 말이 숨을 앗아간다. 모든 것들을 기억 속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그녀의 가르침이었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핑계로 몰입할 수 있는 매체를 찾는다.
무시하라는 그 말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스스로 생채기 내며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생각들을 단념시킨다는 말은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뻔히 보이는 결과에 뛰어들고 그 결과에 승복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위태롭지 않은 온전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뒤섞여 살아가는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