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이라는 둥지는 어미를 잃은 아기새를 말라죽게 한다. 애타게 부르고 불러도 이미 떠나간 어미새의 둥지는 그저 어미를 찾는 아기새의 울음밖에 남지 않는다. 수도 없이 외치고 또 부르지만 떠난 어미새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기새가 스스로 생각한다. 시끄럽게 울부짖은 탓이구나. 결국 제 풀에 지쳐 찾지도, 울지도 않는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어미만 기다리다가 서서히 말라가는 것이다. 다를 게 없는 둥지에 소리만 없다. 둥지는 이미 죽은 것이다.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또 한 번 말라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