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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적휘적 Aug 11. 2022

능동적 공부의 이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지성


지난봄 최재천 교수에 대해 기사를 쓸 일이 있었다. 출판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웹진에 게재하는 글이었는데 당시 자료 조사를 하던 중 필연히 보게 된 그의 유튜브 영상들은 퍽 인상적이었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기성세대, 소통 방식이 훈계나 주입이 아닌 존중이라는 점은 옅은 미소를 이끌어내기에 더없이 좋았다.


존경하던 전공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내 안에 있는 벽을 허무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철옹성처럼 단단해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배우려 하고 새로운 것을 반기는 사람이 있다. 교수님은 후자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당신도 철저하게 그렇게 사셨다. 내가 유튜브 영상에서 본, 그리고 이 책에서 호흡을 주고받은 최재천 교수는 꼭 그런 사람이다.


그런 그의 말이니 아무래도 집중이 더욱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튜브를 통해 익숙해져 있는 최재천 교수의 말투, 사용하는 어휘, 어구 등이 인터뷰집 특성상 책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도 재밌는 대목이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하는데요’, ‘제법’ 등이 목소리와 말투를 입고 귀에 들려오는 듯하다. 그렇기에 더 집중해서 재밌게 읽은 것 같다. 한 지성인의 강의를 연달아 들은 기분이랄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나라 교육에 의심을 품어 왔다. 이런 식의 가치 평가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있을까, 각자 개성이 강하고 다른 아이들을 공교육이 모두 획일화하는 것은 아닐까, 훗날 나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을 탓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이런 방법으로 ‘쟁취하는 성공은 공허하기 그지없지 않을까, 우리는 과연 행복하게   있을까.  모든 것은 수능은 목전에 두고 있던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품고 있는 것들이며 이에 대한 결론은 부정적이거나 여전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진보한다. 물론 나아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안정을 지키려는 보수와  틀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꾀함으로써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진보의 부딪힘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했고 최상의 가치를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더욱 교육 시스템의 변화는 필요하다. 교육, 공부에 대한 인식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 있는 대로 때려넣은 수동적인 지식창고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지식 생산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넓게 바라볼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육의 정도요, 인간이 인간답게   있는 최소한의 지성이 아닐까.


인류 문명이 세워진 이래 교육은 단 한 번도 중요성을 잃은 적이 없다.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는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 제자리란 없다. 앞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멈추는 순간 퇴보는 시작된다. 현행 유지는 안정과 유지가 아닌 후퇴이자 붕괴다. 역사가 그랬고 작금의 우리가 그렇다. 스스로 사고하고 평생토록 공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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