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레볼루션을 읽고...
코로나 이후 세상이 반강제 디지털화가 되었다. 전파력과 파급력이 높은 이 바이러스는 사람들간의 거리를 넓혀버렸고,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의 만남을 찾기 시작했다. 각종 SNS, 블록체인, 비트코인, NFT, AR, IOT 등등. 공상영화에서나 볼 법한 세상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내가 봤던 공상영화는 대부분 기계가 다스리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에 이렇게 빠르게 진화해가는 세상이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달갑지 않다고 가만히 있기엔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거기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뒤처지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고,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배우다보니 재밌는 부분도 생각보다 많아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고 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 이야기를 들으며, 알고 싶었던 NFT.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불가토큰’ 또는 ‘대체불능토큰’으로 번역된다. 비트코인이 누구나 살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동일한 가치와 기능을 가진 것이라면 NFT는 하나하나에 고윳값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희소성을 가졌다.
피규어나 우표 등 수집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기념으로 박지성 피규어를 100개 한정판으로 제작, 판매가 되었다고 치자. 이 ‘진짜’ 피규어를 집안에 전시해 놓는 사람은 많아봤자 100명이 될 것이다. 모조품도 생길 것이고, 수많은 사진도 있겠지만 이것들이 진짜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로 제작된 피규어는 아닐 것이다, 거기다 이 100개의 피규어에 각기 고유번호와 구입한 사람의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해놓는다면? 아무나 내가 가진게 진짜라고 우길 수도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진품, 가품을 따질 필요 조차 없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NFT이다.
여기까진 이해가 된다. 명품의 세계에서 진품과 가품에 대한 얘기가 익숙했기 때문이다. 근데, 실물이 아닌 인터넷 세상에서만 존재하는 디지털상품도 이렇게 거래된다. 심지어 몇백억대에 팔리는 상품도 있다. 이게 말이된다고? 말이된다! 이런 세상이 왔다.
코로나로 만남에 대한 갈증 해소로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가 급부상하면서 이와 관련된 NFT도 함께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급부상하는 곳에 돈이 몰리는 법.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3차원 세계로 진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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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NFT 마켓플레이스에선 사용자들이 주로 아바타를 생성해 교류하고, 디지털 지갑을 연동해 디지털 미술품, 음악, 의류, 가상 토지 등의 다양한 NFT를 사고판다. 이때 사용자들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경제활동에 참가할 수도 있으며, SNS를 연동해 좀더 친밀한 소셜 활동도 할 수 있다. NFT와 메타버스의 만남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유다 .
하루라는 알바생 아바타를 만든 씨유는 제페토에 ‘CU 제페토 한강점’을 오픈했다. 이 하루 아바타를 이용해 인스타와 제페토를 연결해 이벤트도 기획.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구찌나 루이뷔통 및 버버리 같은 명품 브랜드는 옷과 악세사리를 게임 캐릭터에 입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캐릭터 디자인회사와 협업해 기존 제품가의 10% 정도로 가격을 책정한다.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그걸 사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우리 세대는 싸이월드를 통해 미니미라는 아바타를 예쁘고, 멋지게 꾸미기 위해 옷, 신발, 악세사리를 사 입히고, 배경 음악도 깔아주는 등의 경험을 했었다. 꾸미는 걸 별로 안 좋아했던 나조차도 도토리 구입에 많은 돈을 사용하기도 했으니 개인의 소유욕을 무시할 순 없는 일이다.
얼마전 싸이월드가 다시 재개된다는 소식을 접하며 SNS의 원조니 어쩌니 왜 말이 그렇게 많은가 했었는데, 이 NFT를 공부하다보니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그러니깐 코로나로 이렇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기 약 20여년전에 이미 우리나라는 싸이월드를 통해 모든 3차원 가상세계의 준비를 마쳐놓은 것이었다.
3차원 가상세계에 개인의 방이 있었고, 미니미가 있었고, 그 방에 음악, 가구 등등 여러 가지를 꾸며서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었다. 방과 미니미를 꾸미기 위해 사용했던 도토리가 지금 비트코인의 원조격인 셈이다.
단순히 사진을 올려놓는 디지털 앨범이라고 생각했던 싸이월드가 3차원 가상세계의 원조라니...이야... 우리나라 진짜 대단한 나라구나...
20년이나 빠른 2000년대에 국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했던 싸이월드. 2010년대에 아이폰이 촉발시킨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주며 몰락했지만, 얼마 전 돌연 서비스 재개가 시작되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도토리페스티벌’ 효과로 일반인들도 재기 소식을 알게 되었고, 도토리 방청응모 관련 공지 5분만에 100만명이 접속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역시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였어. 메타버스로 탈바꿈하는 싸이월드.
토종 SNS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길 간절히 바래본다.
앞서 얘기한 명품브랜드 구찌는 올해초 온라인-온리 모바일 매장 ‘구찌 스니커 거라지(Gucci Sneaker Garage)’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디오니소스’ 핸드백을 6달러에 출시했다.
당시 여러 구매자 중 한 구매자가 로블록스(Roblox)라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이를 4000달러(한화약 469만원) 가격에 되파는 일이 벌어졌다. 가상 핸드백 가격이 실물의 진품 핸드백 보다 더 비싸게 팔린 것이다.
전세계 미디어들은 메타버스가 더 다양한 산업 속에 녹아들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진품임을 인정하여 가치를 높여주는 NFT 기술. BTS의 기획사인 빅히트에서도 이미 NFT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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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로 표현되어 있는 티켓은 잠재적 구매자들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쉽게 다른 이들에게 판매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양도하기도 수월해진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이 자산을 완전히 다른 용도로, 가령 금융 거래를 하는 데 담보로 사용하거나 메타버스에서 어떤 이벤트를 진행할 때 상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콘서트 티켓, 기타 굿즈 등을 NFT화 시킨다면 투명한 거래는 물론이거니와 그 가치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기업들은 이미 자사 상품의 NFT화를 시작했다. 그럼 기업들만 NFT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일까? 개인은 어려운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다.
NFT의 디지털 미술품으로 크게 알려진 비플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2007년부터 13년 넘게 만들어낸 5000개의 이미지들의 모자이크이크로 된 이 작품이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 경매에서 4만 2,329이더리움 (당시 우리 돈으로 약 785억원)에 낙찰되었다. 개인의 창작성과 열의와 끈질김이 만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NFT는 고유성에 ‘가치’를 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본임을 증명하고 소유권을 증명하게 해준다. 이는 누구나 자신의 상품도 NFT화 시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NFT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기업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NFT로 인해 기존의 권력이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나만의 자신의 가치를 찾아 블록체인에 새기고, NFT화 시키는 것.
내가 만든 NFT가 죽은 후에도 계속 남게 된다면?
나에게 그리고 내 후손들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잘 생각해서 내가 가진 가치를 NFT화 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