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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하는 워킹맘 Feb 14. 2021

왜 부의 인문학인가?

부의 인문학 서평 

의 인문학..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책이다. 그래서인지 별 고민 없이 선택했고, 머리를 하러 가는 길에 이 책을 챙겨 들었다. 그게 이 책과의 첫 만남이다. 


미용실 갈 때도 꼭 책 한 권씩 챙겨 갔는데 이번에는 디자이너 분이 괜히 감탄하신다.


"참 어려운 거 읽으시네요."


표지에 적힌 ‘인문학’이라는 문구를 보신 모양이다. 문제는 미용실에 있는 동안 다 읽었는데 큰 감흥이 없었다.


‘뭐야.. 결론은 서울에 집 사라는 거잖아.. Made in Seoul. 이걸 너무 어렵게 써 놓은 거 아니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면서 재미를 못 느낀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후에도 한 번 더 읽었지만 경제학자들의 이름과 이론은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독 (부린이의 부동산 독서 모임)의 책으로 선정을 하였고 다시 한번 도전했다.


머리말에 저자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저자는 원래 ‘부동산스터디’라는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렸는데 그의 전망대로 부동산 흐름이 이어지자, 그의 글이 올라오면 ‘성지순례 왔다’는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본인의 경험 생각에다가 ‘거인의 통찰력’을 빌렸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여기서 거인은 역사 속에 살아 있는 경제학 거장이다. 경제학 거장의 논리를 자신의 투자에 대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시절 내가 한 경제학 공부는 무엇이던가? 얄팍한 지식이 들통났다.


매일 새벽 조용히 책을 한 장씩 넘기는데 이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하나하나 문맥을 찬찬히 따져보면서 읽으니 탄탄한 논리를 쫓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같은 책인데 읽는 태도가 달라져서인지 각 주제별 제목도 참 잘 지었다 싶었다.



<목차>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진입 장벽이 곧 수익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서면 돈의 길이 보인다

책 속에 돈이 있다는 검증된 진리

살아남으려면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을 익혀라

금본위 화폐가 사라지면서 환율이 태어난 것

돈의 가치와 부동산의 가치, 어느 쪽이 먼저 떨어질까

빚이 많아질수록 돈이 더 많이 생긴다?

가짜 돈에 목매지 말고 리얼 머니를 보유하라




제1장 노예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


왜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까?

전략적 사고 없이 무턱대고 열심히 하면 빨리 망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시장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도시를 파괴하는 것은 폭격이 아니라 임대료 통제 정책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제 침체를 가져오는 첩경이다



제2장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메커니즘


서울과 지방 부동산은 양극화될 것이다

슈퍼스타 도시, 서울에 투자하라

어느 도시, 어느 동네 부동산이 뜰 것인가?

서울에 집을 사야 하는 분명한 이유

비교우위론은 지방이 아닌 서울에 집을 사라고 말한다

사업가와 월급쟁이보다 땅 주인이 더 부자가 된다

한몫 잡으려면 땅 한 조각이라도 사 둬라

부동산 가격은 수익성에 따라 달라진다

GTX가 생기면 주변 집값과 상가값은 어떻게 변할까?

정부의 부동산 대책,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분양가상한제는 정말 집값을 잡는 효과가 있을까?


제3장 반드시 이기는 주식 투자법


자본주의를 구한 천재 경제학자의 필승 주식 투자법

케인스와 버핏이 사용한 2가지 투자 공식

저PER주와 저PBR주에 투자하라

수익률 변동 폭을 최소화한 분산투자법

차트 분석으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다

3년간 투자수익률이 저조한 주식에 투자하라

부자가 되려면 손실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부동산과 주식 거품, 미리 알고 피하는 법은 없을까




제4장 투자의 길을 만드는 부의 법칙



왜 다들 강남에 못 살아서 안달일까?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20대 80의 법칙을 투자에 활용하는 방법

노벨상 수상자를 파산시킨 블랙 스완은 무엇인가

돈 벌고 싶다면 혁신 기업에 투자하라

모든 투자의 기본이 되는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

직관 따위 접어 두고 냉정하게 판단하라

인간 본성을 이해하면 투자할 곳이 보인다

교육비에 투자할까 부동산에 투자해서 유산으로 물려줄까

미중전쟁은 한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필로그

투자에 성공하려면 원시적 본능을 극복하라




처음 이 책을 읽고 얻은 단 한 줄의 결론은 "서울에 투자해야 한다"이다. 왜 서울에 투자해야 할까? 투자를 떠나 왜 사람들은 유독 서울에 살고 싶어 할까? 그것도 강남에 열광하는 이유는? 왜 아빠가 집을 사려면 서울에 사라고 화를 내시면서까지 말씀하셨을까?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이런저런 사회 현상들이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전문가나 나보다 식견이 있는 사람의 조언도 받아들일 그릇이 되어야 담지 않겠는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소화하기 힘들었던 것도 같은 이유 이리라. 하지만 지난 2주간 다시 읽으니 이전과 달리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는 쾌감이 있었다.



서울과 지방 부동산은 양극화될 것이다. 


먼저 왜 서울에 투자해야 하는지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간단하게 말하면 슈퍼 스타(인재) 들이 모여 있는 곳이 서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가 경쟁이 필요한 제품의 생산은 대부분 동남아와 같이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옮겨갔다. 대신 4차 산업 시대에 맞춰 고부가가치 산업의 개발이 필요하다. 어느 시대건 그 시대의 핵심 산업을 꾸려갈 인재가 필요한데, 그 인재들은 결국 서울에 모이게 되어 있다. 서울에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도 하거니와 서로 간의 시너지를 위해서도 서울로 모이게 된다.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비용의 논리를 따라 옮겨가지 못하는 산업이 있다. 그게 뭔가? 바로 혁신 산업이다. 혁신 산업은 어떤 산업을 말하는가? 자원보다 아이디어, 특허, 기술 같은 것이 더 중요한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 바이오산업, 4차 산업, 첨단 기술 같은 산업 말이다. 

왜 혁신 산업은 땅값 싸고 인건비 싼 지역으로 옮겨가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는 혁신 산업은 '뭉침의 힘'이 작용하는 장소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성공을 위해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맞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인재를 끌어오라, 인재~! 도시의 성공뿐이겠는가? 모든 것은 사람에 달려있다. 제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자동화가 되어도 배후에 존재하는 건 사람이다. 구성원의 수준이 그가 속한 그룹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게 내 평소 철학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자도 결국 인재에 투자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구한 천재 경제학자의 필승 주식 투자법


케인스가 주식 투자로 돈을 번 경제학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케인스의 주식 투자법이라는 것도 있다니.. 저자는 워런 버핏이 케인스를 공부했고, 그 결과 케인스의 투자법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럼 그 대단한 투자법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었다.


소스의 투자자 편에 서라. 
집중 투자하라. 
장기 투자하라. 
신용 투자하지 마라. 
하루하루 시장의 변동을 무시하라. 
주식 가치 측정은 계량적으로 하기 어렵다.
싸게 사라.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줄로만 알았는데 3장은 주식 투자와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왜 갑자기 주식 투자일까? 주식투자의 원칙을 부동산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위에 원칙들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익히 들어보았다. 결국 투자의 길은 하나로 통하는구나! 내 투자원칙에도 참고로 할 부분이다.



부자가 되려면 손실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사람들의 투자 심리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가 등장한다.


A선택 :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억 원을 주고 뒷면이 나오면 2천만 원 손해 본다.

B선택 : 동전 던지기를 하지 않으면 그냥 2천만원을 준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전통 경제학에서는 A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A의 기대수익이 4천만원으로 B보다 높기 때문이다.


A의 기대값 : 1억원 이익 X 50% + 2천만원 손실 X 50% = 4천만원

B의 기대값 : 2천만원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B를 선택한다고 한다. 이익이 생겼을 때 얻는 행복보다는 손실이 생겼을 때 더 큰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예금보다는 주식, 부동산 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안다.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도 우리는 왜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게 바로 '손실 회피성' 때문이라고 한다. 


불과 얼마 전 내 모습이라 헛웃음이 나왔다. 적금, 예금만이 힘들게 받은 월급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열심히 돈을 모았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이 손실 회피성 때문에 사람들은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회피하고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손실 공포감 때문에 적금과 예금만 하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멀리하는 것이다. 이런 본능을 극복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아무 데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다.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척하지만 사실은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 그중에서도 비합리적인 '손실 회피성'을 극복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투자를 두려워하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인간은 수익 발생 확률에다 수익을 곱한 기댓값을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성 때문에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고 대니엘 카너먼은 말한다. 부자가 되려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합리적인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왜 다들 강남에 못 살아서 안달일까? 


베블런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대학 시절 경제학 책에서 베블런재를 처음 접했을 때 꽤 인상 깊었다.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비싼 사치재에 대한 수요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얕은 상식에서는 누구나 합리적인 소비를 할 것 같은데 반대로 비싼 재화를 원하는 욕구가 있다는 건 꽤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로 강남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도 과시욕과 상대적 빈곤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사실 공감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강남, 강남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강남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 부자로, 성공한 사람으로 대우해 준다. 그러니 모두가 강남 아파트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과시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인간의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강남 아파트의 열풍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꼭 강남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왜 사람들이 강남을 원하는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나름의 결론은 결국 대한민국 내에서 최고의 도시인 서울, 그리고 그 서울 내에서도 입지가 최고인 곳이 강남이라는 것이다. 일자리, 교통, 학군, 자연환경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고작 과시욕과 빈곤감 때문에 강남에 못 살아 안달하는 것일까? 과시하고 싶어도 쉽게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닌데 단지 이런 마음 때문에 구입을 할까 싶었다. 이건 돈 많은 사람들, 그들만의 이야기일까?



직관 따위 접어 두고 냉정하게 판단하라. 


인간의 생각은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투자를 잘하려면 느린 생각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생각을 할 때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 중 어떤 생각을 따르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95퍼센트 비율로 빠른 생각 방식을 사용한다. 단지 5퍼센트만이 느린 생각 방식을 사용한다. 왜 그런가? 느린 생각을 하려면 힘이 들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노력하고 긴장하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간은 시간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즉 효율적으로 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느린 생각보다는 빠른 생각에 의존해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중략) 

투자를 올바르게 하려면 느린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 감정과 편향에 따르지 않고 이성을 활용하여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향후 발생할 손실과 이익을 확률과 기댓값으로 주의 깊게 계산한 다음 투자해야 한다. 


투자를 할 때 사람들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느린 생각을 통해 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 또한 투자를 앞둔 순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보니 막판에는 지쳐서 감정적인 결정을 한 적도 있다. 투자 원칙을 세우고 있는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 책을 통해 투자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어느 한 장도 소홀히 넘길 부분은 없었다. 그만큼 차분하게 곱씹으면서 읽어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찬찬히 정리하면서 생존부등식이라는게 떠올랐다. 한근태 선생님 수업에서 몇 번 듣기도 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원리였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원가보다 비싸게 팔아야 하고, 그 가격보다 훨씬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원가 (Cost) < 가격 (Price) < 가치 (Value)



투자의 관점에서는 부동산, 주식도 결국 재화나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재화를 사야 할 것인가? 생존부등식을 소비자, 투자자에게 도입해 보자. 생존부등식은 생산자인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방식이지만, 소비자,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새로운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투자할 때 재화의 가격은 대부분 원가보다 비싸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이윤을 남기려고 하니 당연한 원리이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로 그 원가보다도 가격이 싸다면? 시작부터 이기는 투자이다. 원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한 현재 가치, 또는 앞으로의 가치가 지금 가격보다 훨씬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 매도 시점에 가치가 지금보다만 높다면, 적어도 손해보지는 않을 테니까.


이 모든 것의 전제 조건은 결국 그 재화의 가치를 내다 볼 줄 아는 내 안목으로 귀결이 된다. 어느 부동산 책을 읽어도 결국 한가지 결론이다.


쉼 없이 공부하자. 그리고 투자하자! 



투자의 큰 그림도 그렸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결론도 얻었으니 다시 내 실력을 다지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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