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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Feb 01. 2024

달콤한 낙관 맛 초콜릿

<웡카>(2024)

시기가 지나 아쉽다. 본래 <웡카>는 눈 내리는 연말이나 연초 때, 따뜻한 음료나 차를 마시며 보기에 시의적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1월 31일 개봉이라는 점은 영화와 어울리는 계절적 시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작품 자체를 놓는다면 달콤한 초콜릿 위에 토핑이 올려지면 더 맛있듯이 달콤 쌉싸름한 ‘웡카’ 위에 ‘티모시 살라메’ 토핑이 얹어진 영화다. 이보다 더 로맨틱한 웡카가 또 있을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DB

달달한 캐릭터


<웡카>(2024)는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속 ‘윌리 웡카’의 과거사를 다룬 작품이다. 즉, 프리퀄인 셈이다. 하지만, 영화는 프리퀄이라고 느끼기엔 두 작품 속 캐릭터의 성격이 꽤 대조적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속 웡카(조니 뎁)는 내면의 동심을 지니고, 유쾌하지만 어딘가 차가운 속내가 있는 묘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웡카>(2024) 속 웡카(티모시 살라메)는 내면의 동심은 있어도 유쾌함만 남아있다. 괴짜의 모습이 부족했다. 초콜릿 제조를 광적으로 보이는 사이언티스트 기질보다 뮤지컬 방식으로 초콜릿 제조와 꿈을 밝히는 시종일관 낙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웡카(티모시 살라메)뿐만이 아니다. 빌런으로 등장하는 슬러그워스(패터슨 조지프), 프로드노즈(맷 루카스), 피켈그루버(매슈 베인턴) 세 인물의 영향력도 주인공의 가볍고 밝은 성격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옅어진다. 오히려 이 셋보다 여관 주인 블리처(톰 데이비스)와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먼)이 더 못돼 보인다.   

        

IMDB


보는 맛의 즐거움


환상과 기쁨을 주는 웡카산(産) 초콜릿에 혈당 오르듯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거침없다.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단순당처럼 기본에 충실한 기승전결과 낙관적인 흐름을 보이며 관객들은 스토리 이해보다 볼거리에 초점을 맞춘다. 뮤지컬 형식과 형형색색인 의상과 배경은 눈요깃거리를 준다. 달콤 백화점을 임대한 후 꾸민 내부 디자인으로 솜사탕 구름, 감초 사탕 비, 얼음사탕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초콜릿 디자인과 간식류가 우후죽순 등장한다. 내부 중앙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에서 등장했던 초콜릿 강과 식물, 나무도 오랜만에 등장하며, 이 영화가 프리퀄이라는 점을 상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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