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근황
[글 발행 안내] 작가님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일상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차분하게 글로 정리하는 브런치 타임을 가져보세요.
아득히 잊고 있던 브런치 앱에서 띠링, 알림이 왔다. 브런치에 글을 안 쓴 지 몇 달 지나면 알림이 오나 보다.
"그래... 다시 써봐야지..." 짧은 한숨과 휘발성 다짐이 뒤섞여 나왔다. 나는 안다, 브런치 알림을 지우며 다짐도 지워질 것이란 걸.
며칠 뒤, 새로운 알림이 도착했다.
OOO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
지금껏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구독'을 한 사람은 있었다. 우연히 검색해서 들어왔겠거니, 하고 넘기려는데 알림이 하나가 아니었다. 갑자기 5명이 연달아 내 브런치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에도 3명, 그다음 날에도... 유치권 행사가 진행 중인 건물인양 방치됐던 브런치에 관광객이 오는 느낌이다.
도대체 왜??
대충 추측하기론, 브런치 어딘가에 내 글이 추천된 것 같다. 많진 않지만 멀리 제주도 글까지 찾아오시는 분께 커피라도 준비해서 작은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제주도 인심이니까.
커피를 준비하고 싶지만, 온라인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여 커피 대신 가벼운 근황을 준비해본다.
제주살이 2년을 채워가고 있는 시점, 1~2년은 제주에 더 살기로 마음먹었다. 언제 봐도 편안해지는 바다를 포기할 수 없다. 주말도 심심하지 않게 보낼 친구도 생기고, 연애도 한다. 항공권 가격이 훌쩍 뛴 바람에 육지는 자주 가지 못해서 육지 친구와는 조금 멀어진 느낌이다. 회사는 예전보다 다닐 만하고, 따뜻해진 날씨에 부담 없이 바다로 들어가게 됐다. 제주엔 봄이 성큼 다가와서 서우봉엔 유채꽃이 만발했고, 일찍 일어난 벚꽃은 화려한 풍경을 예고하고 있다.
아, 2023년 들어오며 "올해는 꼭 책을 낼 것이다!" 하는 신년 계획을 세웠다. 큰일 났다.
이제부터 브런치엔 새로운 글을 올리기보단, 기존 글을 책에 실을 용으로 다듬어서 다시 올리게 될 것 같다. (기존 글을 읽어봤을 분이 많이 없을 테니 대부분 새로울 테지만) 그러다 식상할 수도 있으니, 김장할 때 배추 사이사이 양념을 넣어주듯 새로운 글을 끼워 넣을 예정이다. 맛있는 김치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