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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OS Jul 07. 2024

[영화로 환경을 말한다]플래닛 킬러 : 탄소 왕자

환경 범죄 네트워크-플래닛 킬러스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플래닛 킬러 : 탄소 왕자

Planet Killers: The Prince of Carbon

마르탱 부도Martin BOUDOT, Franceㆍ2023


"대부분 환경 범죄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번 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는 마르탱 부도 감독의 작품을 두 편 만날 수 있다. 앞서 그린워리어 시리즈 중 <그린워리어 : 포에버 케미컬>을 소개했다. 그린워리어 시리즈가 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로 진행된다면, 이번에 소개할 <플래닛 킬러스> 시리즈는 스릴러 형식으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마르탱 부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 환경 범죄 네트워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이를 통해 환경문제에 대해 재고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플래닛 킬러스>는 2023년부터 프랑스 방송국(France Télévisions)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인터폴의 환경 수사 본부에서 환경 범죄자를 추적하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로 체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환경 범죄자를 수사하는 동안 그들의 범죄가 어떻게 지구의 생태에 피해를 주는지도 살펴본다.인터폴은 이번에 처음으로 플래닛 킬러스 팀에게 쵤영을 허락했다고 한다. 


환경범죄자란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오염의 일으킨 인물들로, 인터폴 환경범죄 수사대에 수배되어 있다. 불법 어업, 환경오염, 폐기물 범죄, 상아 밀매, 목재 밀매, 천연자원의 불법 재취 등 수많은 환경범죄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플래닛 킬러스>에서는 특히 4명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 플래닛 킬러스 : 아이보리의 왕(Planet Killers: The Ivory King)

= 세계 최대의 상아 밀매업자 사무엘 제프와(Samuel Jefwa)


# 플래닛 킬러스 : 바다의 대부(Planet Killers: Godfathers of the Oceans)

= 토토아바 물고기(totoaba fish)의 불법 남획업자 및 생물다양성 파괴범 준충 우(Junchung Wu)


# 플래닛 킬러스 : 숲 파괴자(Planet Killers: The Forest Destroyer)

= 붉은 샌들우드 삼림 벌채와 불법 거래자 사훌 하미드(Sahul Hameed)


# 플래닛 킬러스 : 탄소 왕자(Planet Killers: The Prince of Carbon)

=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 사기와 자금 세탁 혐의 시릴 아스튀르크(Cyril Astruc)


이들은 현재 엄청난 수배금이 걸려 있고 인터폴에 가입된 195개국의 네트워크 어디서에서든 적색 경보가 뜨면 즉시 검거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추적 선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호화롭게 살고 있다. 4부작으로 제작된 <플래닛 킬러스> 시리즈 중 이번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된 <플래닛 킬러스: 탄소의 왕자>를 만나보자.


플래닛 킬러스 제작팀은 2009년 3월 파리 관세 수사본부의 엠마뉴엘 디슈를 만난다. 그는 탄소 마피아를 추적해 온 관세 범죄 수사관이다. 엠마뉘엘은 어느날 금융 사기를 추적하다가 프랑스 국고 14억의 피해를 안겨 준 탄소 사기에 대해 알게 된다.


탄소 사기란 무엇일까. 먼저 파브리스 아르피( 메디아 파르 소속 탐사 보도 기자)가 탄소의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1997년 12월, 전 세계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지구 온난화에 대해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1990년 대비 온실 가스를 감축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바로 교토의정서 이다. 이것은 기후변화에 대해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이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온실 가스를 줄일 수 있을까? 그래서 그 방법의 하나로 도입된 것이 바로 탄소 배출권 거래이다. 탄소 배출권은 주식처럼 할당량을 사고 팔 수 있다. 한 기업이 주어진 할당량보다 적게 탄소를 배출했다면 남은 것을 주식 시장에서 팔 수 있고, 탄소 배출 할당량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한 기업은 탄소 배출권을 사야 하는 것이다. 파리의 탄소거래소에서는 매일 수많은 기업들이 탄소를 사고 팔고 있었는데, 톤 당 23.35 유로의 탄소가 거래되고 있었다. 이러한 탄소 배출권 거래는 특정한 기업이 대기 중에 탄소를 무한히 배출하는 것을 억제하는 좋은 제도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조직이 있었다. 조세 회피처에서 가짜 회사를 만들어 탄소 배출권을 거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탄소 사기이다. 탄소 배출권을 해외에서 면세로 사서 프랑스 기업의 팔 경우 정부에 부가가치세도 내지 않았다. 실제 프랑스 정부의 피해는 막대했고 유럽 전체에서 55억 유로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 돈은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쓰여져야 했지만 탄소 사기로 인해 더 이상 미래의 환경을 위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가짜 회사와 일명 ‘탄소 왕자’로 불리는 인물을 추적한 끝에 한 인물이 벨기에 경찰청에서 포착되었다. 신문에 알렉스 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안 남자는 탄소 인증 사업의 ‘프랑크’라고도 불리고 있었다. 바로 시릴 아스튀르크였다. 인터폴이 유럽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인물을 추적하느라 바쁜 사이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러시아 고위급 인물들과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고급 승용차와 고급 주택, 화려한 파티 등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탄소 사기 수사 5년 후인 2012년 교통사고 하나가 발생했다. 그런데 사고가 난 페라리 승용차의 운전자가 바로 아스튀르크였다. 그를 체포하고 보니 범죄 이력을 조사하는 사이, 인터폴에 포착되어 2014년 드디어 파리로 소환되었다. 그는 재판을 통해 15개월 수감 후 400만 유로의 벌금과 전자 팔찌 형을 선고받았다. 일주일에 두 번은 반드시 경찰에 출두해야 하는 것도 들어 있었다. 그동안에도 그는 버젓이 TV를 통해 인터뷰를 하고 전자 팔찌까지 카메라에 보여 주며 자랑을 하고 있었다. 2017년 드디어 탄소 사기로 재판을 열었고 징역 10년과 200만 유로, 재산 몰수, 출국 금지 등의 판결 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그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 어디에도 출국하는 모습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는 파리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2017년 관세 범죄 수사관 엠마뉴엘에게 이메일이 도착했다 바로 시릴 아스튀르크가 보낸 것이었다. 그는 사라진 것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해 파리의 도저히 있을 수 없었던 사정을 수사관에게 말했다. 탄소 사기와 관련하여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 때문이었다. 거리에서 처형 방식으로 일어난 6~7 건의 살인 사건은 탄소 마피아 내부에서의 분쟁인 듯했다. 아스튀르크는 협박 편지도 받았고 가족의 공포가 심해 이스라엘로 도피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 아스튀리크는 마피아의 보호 아래 호화로운 주택에서 살고 있다. 그가 텔아비브의 마피아에 자금을 댄 덕분이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경찰 및 기자들은 이러한 탄소 마피아들을 검거하지 않는 데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스라엘 법무부 국장은 인터폴 수배자라고 해도 이스라엘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체포하지 않으며 프랑스로 소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고급 주택가 중의 하나인 텔아비브의 헤르츨리야 지구에서 플래닛 킬러스 제작팀은 아스튀르크를 만났다. 1년 이상 암호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인터뷰가 성사된 것이다. 마르탱 부도는 공원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환경에 어떤 피해를 준 것이지 잘 모르겠다며 처음부터 탄소 배출권 거래는 잘못된 사업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절대로 파리에 가지는 않겠으며 감옥에서 죽더라도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화의 엔딩에서 인터폴의 환경 수사 부장을 다시 한 번 만나 보자.


“많은 나라에서는 환경 범죄를 심각하게 보지 않아요. 환경에 미치는 피해 때문에 범죄자에게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터폴은 환경범죄와의 싸움에서 앞으로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천연자원을 파괴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도망자들을 잡는데 주력할 것이다.”


탄소 배출권에 관련해 이번 환경영화제에서는 <그린워싱:기후 살인자>에서도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이번 <플래닛 킬러스 : 탄소 왕자>에서처럼 탄소 배출권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거래되자 가짜 회사를 차려 악용하고 자금 세탁 등 범죄로 이어졌다. <그린워싱 : 기후 살인자>에서는 탄소 배출권을 이용하여 나무심기를 통해 탄소상쇄를 하고 있는 기업들과 이미 거대한 시장이 되어 버린 인증기관-나무심기 사업-저개발국가의 지원사업까지 연계되어 있는 현황을 살펴본다. 관리가 허술하고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실적, 수치상으로만 존재하는 탄소상쇄 등을 파헤친다.


#다음 소개할 영화는 기업의 탄소상쇄, 사실일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어 현장을 찾아가 파헤치는 <그린워싱 : 기후 살인자>이다.


- 글 : 소노스(SONOS)


* 마르탱 부도와의 인터뷰 :  Seriencamp Festival 2023

https://www.seriencamp.tv/en/festival/news/interview-with-planet-killers-director-martin-boudot/


*탄소배출권 거래

https://en.wikipedia.org/wiki/Carbon_emission_trading


**플래닛 킬러스

https://javafilms.fr/film/planet-kil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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