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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tcard Jan 14. 2021

영화, 너의 이름은 ..

- 무스비와 카르마 (Karma )

얼마전(?) 본   일본 애니영화 너의 이름은..
일본 만화를 소시적 '캔디'이후론 거의 본적은 없지만 이토모리 마을 영상이 아름다워 영화관에서 보게되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내용전개 -주인공 미츠하의 몸에서 깨어난 영혼 도쿄의 타키..남녀의 몸이 바뀐채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에피소드.미츠하의 동생 요츠하의 감초역할. 그리고 할머니를 통해 보는 민속학적 무스비가 등장하여 영화의 굵은 선을 이룬다.무스비는 매듭.잇다.시간의 흐름 자체.신과 인간을 잇기 위한 소중한 관례로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는 그 무엇을 말한다. 두 주인공 역시 3년이라는 시간차를 극복하고  무스비라는 인연의 끈으로 만나게 된다. 그 이유는 이토모리 지역에 혜성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운석 충돌의 현장에서 시간을 되돌려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이기때문이다.
쌀을 씹어 삭힌 술을 나눠마신 후 다시 몸이 바뀌고 긴박한 상황을 넘긴 미츠하 몸의 타키는 결국 미츠하를 살리고 8년후 각자의 몸으로 돌아와 취준생이 되어 스치듯 지나간다.그리고 서로를 아는듯 모르는듯 " 너의 이름은..."하고 말이다.


무스비라는 것이 얼핏보면 인연 운명으로만 연결될 것 같지만 여기서는 그보다 좀더 나아가 일방적으로 흐르는 시간을 거스르는 사람의 의지를 포함한다고 느꼈다.
같은 신카이 마코토 작가의  <언어의 정원>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비가 오면 등교를 하지않고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남학생 타카오와 우연히 마주친 여선생 키노.. 일본 고전 만엽집 시의 일부분 "천둥 소리가 저멀리 들려오고,구름이 끼고,비라도 내리지 않을까,그러면 널 붙잡을 수 있을텐데.. "라고 읊어댄다. 그 후 둘 사이 여러가지  갈등 상황이 생기고 마지막에 비오는 날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붙잡아 주신다면 난 머무를 겁니다."라는 답시로 허그~열린결말 이 된다.


이 두 영화에서 보면 운명이나 시간 나이 라는 것이 '나와 너'라는  주체에 의해 능동적으로 해석됨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은 2011 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었고, 우리는 2014 세월호 사고를 겪었다.이젠 되돌릴 수 없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시간을 역류하듯이 인연의 끈을 다시 잇는 것이 진정한 "무스비"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서도호 작가의 카르마 (Karma)시리즈가 생각난다.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는 '업'의 다른 말이다.고대 인도 철학에서는 카르마와 다르마 라는 인간이 가진 두 개의 운명으로도 설명하는데 서도호 작품에서는 인과의 연쇄관계에 의해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수한 업보들의 결과로 이뤄진 카르마에 가까운것 같다.반면 신코토 감독의 두 영화에서는 의지적 작용의 결과로 다르마 개념의 무스비를 사용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잠시 국어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문학선생이었던 나의 모습도 생각나게 하는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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