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고, 많이 일한 한주
자발적 재택 탈출기
: 제발 만나서 일하자! 근데 이제 맛있는 것도 슬쩍 끼워서
"에이 재택 하라는데 누가 출근을 해? 거짓말하지 마!"
"(우물쭈물..) 맞아, 그게 바로 우리야."
요즘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택근무를 원한다는 말을 많이 듣게 돼. 물론, 나도 너무 공감하는 이야기야. 경기도민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지. 당시엔 정말 정말 재택근무가 너무 간절했어. 회사 근처에 사는 친구들은 퇴근 후의 삶을 즐기는데, 퇴근하면 쓰러져 자고 일어나면 출근해야 하는 삶이 너무 쳇바퀴 속에 갇힌 다람쥐 같았거든. 낭비되는 시간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에 대중교통 안에서 일이나 과제를 하면서 아등바등 살았던 것 같아.
당시 상상했던 재택근무는 이런 모습이었어. 출퇴근에 들어가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하고, 그 시간만큼 운동이나 친구 만나기 등의 여가를 즐기는 모습. 진정한 워라밸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하곤 했었지.
그런데 말이야 얼마든지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심지어 출근할 사무실이 없어서 반강제적으로 재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왔는데 출근이 너무 하고 싶어져 버린 거야. 왜였을까? 그 이유를 정말 잘 표현한 글을 발견하게 돼서 친구들에게도 공유할게.
"재택이 모든 경우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체력도 아낄 수 있고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해야 할 것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을 때는 재택이 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했을 때, 그래서 더 치열하게 의견을 교환해야 할 때 원격은 한계가 있었다."
바로 이 문제였어. 우리 팀은 팀원들이 멀리 살고 있어서 원격 회의를 자주 하곤 했는데, 늘 직접 만나서 회의할 때보다 n% 정도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거야. 처음엔 인터넷 환경의 문제인가 싶어서 인터넷망을 바꿔 보기도 했고, 화상 채널의 문제인가 싶어 줌, 구글밋, 페이스 타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해 봤었는데 결국엔 그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어.
그런 이유로 사무실을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지난주 회의 이후로 민호 친구의 고민과 업무의 양이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깨닫고 부지런히 움직여 함께 일하는 한주를 보냈어. 덕분에 혼자 했다면 더 오래 걸렸을 부분을 꽤 많이 해결할 수 있었지.
이번 경험을 통해서 느끼는 건, 재택이냐 출근이냐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방식에 맞게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거야. 어떤 방법도 완벽한 건 없으니깐 말이야. 앞으로도 우리는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려고 해.
* 공감이 많이 됐던 형석 친구의 글은 여기서 확인 가능해! 전문 보러 가기
<출근의 장점은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으며,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출근의 또 다른 장점은 맛있는 밥을 함께 먹으며 스몰 토크와 근황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거야.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스타일을 알아 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업무에서도 스타일을 존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여러모로 의미 있었던 한주를 보냈다!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지만, 사실은 나에게도 해주고 싶었던 말
: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2월부터 알림 메시지를 편지의 형식으로 SNS에도 공유하고 있어. 알림 메시지를 어떻게 쓰게 됐는지 비하인드가 궁금하다는 친구의 의견 덕분에 만들게 된 콘텐츠야. 생각해 보니 단순히 몇 문장에 담지 못한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였지. 이번 주에는 3월을 맞이해서 봄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쓰고 보니깐 우리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서 친구들에게도 공유해 보려고 해.
* 매주 업데이트되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주소로 찾아와줘! 친구들을 위한 따뜻한 편지를 준비하고 있을 게. 업데이트 소식 놓치지 않기
지난 팀원에게 들었던 감동적인 말
: 됐다 됐어.. 이거면 충분해
이 글을 읽고 있는 친구들은 우리를 자습성가에서부터 알았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올해로 9년 차 스타트업으로 이전에 다양한 서비스들을 창업했었어. 그 모든 과정이 지금의 자습성가로 오게 해줬던 고마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이번 주엔 기록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당시에 함께했던 팀원을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어. 친구의 이름은 심진이야. '진심'이라는 단어를 너무 좋아해서 진심을 뒤집어 심진이라는 예명을 지은 친구지. 첫 만남부터 '아, 이 사람은 정말 멋진 사람이다!' 생각했던 사람이었어. 그렇게 강렬한 첫 만남이 우리를 한 팀으로 만들어 줬고, 약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열심히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다양한 도전을 했어.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여유롭지 않은 회사의 재정 상황을 이해하고 고생을 많이 했던 친구야. 지금도 우리는 심진을 생각하면 아픈 자식처럼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가득해. 정말 정말 잘 됐으면 하는 친구지.
오랜만에 만난 심진은 새로운 도전을 향해 노력 중이었는데, 불쑥 이런 말을 하더라고.
"제가 누생누영에서 했던 많은 일들이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정말 해보기 힘든 다양한 기회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승희 님과 민호님을 만나면 꼭 말하고 싶었어요. 고맙다고요. 죽기 전에 삶의 큰 부분들을 떠올릴 때 누생누영에서 일했던 순간을 떠올릴 것 같아요. 저의 20대의 큰 변화는 워킹 홀리데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과 비슷하게 누생누영도 큰 조각으로 남았거든요."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정말 먹먹했어. 누구보다도 우리 팀에서 함께한 시간이 낭비가 아니길 바라왔었거든. 부족함은 많았지만 진심으로 함께 성장하고 싶었던 그 시간들이 도움이 되길 바랐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얼마나 기쁘던지..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깨지겠지만 그럼에도 나아가는 길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팀으로 남고 싶어.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고!!!!!!!
자습성가 친구들도, 심진도 모두 모두 흥해라!!!!!!!!!!!!!!
다 담지 못한 이야기
: 근황 토크
1. 봄을 맞이해서 앱 로고를 변경했어. 사실 이런 일이 정말 꼭 필요한 일일까? 중요할까? 고민하는 순간이 많아. 혜원 친구가 디자인을 함께해 주고 있지만, 업무가 너무 많아지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꼭 필요한 일만 하려고 노력 중이거든. 고민 끝에 친구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변경했는데, 친구들이 봄 느낌이 나서 다시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는 말을 해줘서 너무 뿌듯했어! 헤헷
2. 자습성가로 이름을 정한 뒤 상표 출원을 바로 진행했어. 사실 예전에는 상표보다는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누생누영 커뮤니티 운영 당시에 캐릭터 이름을 상표 문제로 변경하게 되는 일이 있었어. 그 뒤로 상표 출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지. 돌이켜 보니 출원까지 약 1년이 넘게 걸렸더라. 처음 이름을 떠올렸던 순간을 팀원들과 회고하며 뿌듯한 시간을 보냈어.
글로 정리하니깐 꽤 많은 일이 있었던 한주였다. 친구들도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 기지개 활짝 펴고, 힘차게 시작하는 3월 보내길 바랄게!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