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 Nov 12. 2021

단상. 자기고백을 하는 것과,
자기고백을 하게 하는 것

<삶의 한가운데/작별> 


자기고백을 하는 것.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것이며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당신을 찾았을 때, 나는 얘기해야만 할 게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이것은 아주 무의미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순전한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쏟아버리고 나면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비참하고 두 배나 더 고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기 속을 보이면 보일수록 타인과 더욱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말없는 공감이 제일입니다.


-루이제 린저, 삶의 한가운데, 박찬일 옮김, 민음사, 2007, 46p.






자기고백을 하게 하는 것.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장기적으로,라고 이따금 그녀는 그에게 묻고 싶었다. 그러나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직 그 조심스러운 침묵 덕분에 둘의 관계가 지탱되어왔다는 걸 알았다.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작별, 은행나무, 2018, 49p.

작가의 이전글 영화비평. 소리 없는 폭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