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부모님이 마냥 강하고 완벽한 존재인 줄 알았다. 늘 모든 걸 알고 있고, 언제나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부모도 처음부터 부모였던 게 아니었고, 늘 불안하고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온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이 했던 말과 행동들이 왜 그렇게 이어졌는지 조금씩 이해된다. 나 역시 이제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건강한지, 혹시 불편한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신경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릴 때는 자유롭고 싶어 마냥 벗어나고 싶던 관심이었지만, 이제는 그 관심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쉽게 판단했던 일들이 있었다. ‘왜 저렇게까지 걱정할까?’, ‘조금 더 여유롭게 키울 수 없을까?’ 하지만 막상 내가 그 자리에 서 보니, 그때의 부모님이 했던 선택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완벽할 수 없지만,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또 다른 나를 키우는 일이다. 사랑을 주는 것만큼 사랑을 배우고, 책임을 지는 것만큼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 한강, 『소년이 온다』
부모를 이해하는 순간, 나는 또 한 걸음 어른이 되어간다.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 깨달을수록, 내 안에도 그 사랑이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낀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렇게 부모의 마음을 닮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