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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다미 May 20. 2022

여유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서평]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천문학자가 꿈이었지만 색약 판정을 받고 포기한 뒤 방황하다 우연히 원예농장에서 나무 키우는 일에 관심이 생긴 저자는 '나무의사'이다. 

‘나무를 옮길 때는 나무가 이사하는지 모르게 하라.’는 스승의 말씀을 새기며 언제나 나무 입장에서 생각하는 나무의사가 되었다. 이 책은 나무의 성장 과정을 바라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숙제인 현대인에게 나무를 통해 울림을 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간은 오래 살아야 백 년을 살지만, 나무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까지 살 수 있다. 오랜 세월을 살아낼 수 있는 이유는 걱정 또는 불평불만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다. 나무의사는 나무를 살리는 직업이다. 그런데 나무 의사는 나무를 돌보는 동안 자신도 살리고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까지 살리고 있다.

숲 해설가 양성 과정 중 약간의 장애가 있는 어눌한 남성을 만났을 때도 그는 숲의 공평함을 생각하며 편견을 갖지 않았다. “거기, 젊은 예비 숲 해설가님, 나무와 사람의 차이가 뭘까요?”라고 일반 수강생과 똑같은 질문을 하자 “나무는 싸우지 않아요.”라고 대답하는 예비 해설가 그 스승에 그 제자이다. 만약 저자가 나무를 돌보지 않았고, 숲을 관리하지 않았다면 모두에게 공평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다.

사람은 대부분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나무를 보고 숲을 배운 나무 의사에게 공평함은 어쩌면 당연하다.




산책할 때 ‘얼마나 아팠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나무를 자주 본다. 꺾이고 베이고 부딪히며 자란 나무를 볼 때는 특히 마음이 아프다. 만약 사람의 몸이 저렇게 꺾인다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불편함을 장애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나무들은 어떤 나무에게도 장애라는 편견을 갖지 않고 함께 숲을 이룬다. 그 숲에서 배웠기에 저자는 공평할 수 있다.



속은 비었지만 살아있는 플라타너스



아무리 큰 나무라도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잘 자랄 수 없다. 그리고 나무는 자신의 능력보다 더 크기 위해 욕심내지 않는다. 주변 나무와 어우러지게 클 줄 아는 나무들의 성장 이야기는 ‘나’라는 나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나무라고 통칭하지만 모두 이름이 있고 좋아하는 환경도 있다. 나무의 특성을 알아가며 받아들임과 비움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다.


저자는 ‘나만의 룰’을 만들라고 권한다.

그걸 하면 즐겁고, 그걸 하면 행복해지고, 그걸 하면 왠지 마음이 뿌듯한, 바로 그걸 찾아보라고 얘기한다. 나만의 룰을 찾는 방법은 뿌리를 아는 일이 시작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나무도 특성이 있듯이 자신의 특성을 알아간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놓치는 현대인들이 꼭 가져야 할 것은 ‘무’라는 영역이다. 무는 공간도 되고, 여유도 된다. 노자의 가르침 ‘유무상생’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면 여유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무처럼 평온한 오늘을 매일 만날 수 있다.



“여유를 아는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나를 바라보기 위한 여유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무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통해 여유로움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400년 된 느티나무(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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