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닷빛 Jul 17. 2024

Heat Waves

무더운 여름



작년에도 기록적 폭염이라더니 올해도 미국 서부의 여름은 역대급으로 덥다. 과도한 폭염 경보(Excessive Heat Warning)가 연일 계속된다. 1차원 선곡을 즐기는 나는 6월 중순쯤부터 Glass Animals의 Heat Waves를 들었다. 제목부터도 폭염이지만, 후렴에 Late nights in the middle of June이라는 가사가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뮤직비디오에도 “다시 6월이 됐으니 이 노래를 크게 틀 때다(It’s June again, time to blast this out loud)”라는 댓글에 동조하는 대댓글이 많이 달렸다. 


한국으로 치면 10월의 마지막 날에 일제히 ‘잊혀진 계절 (KBS 1982년 가요톱텐 방송분)’이 울려퍼지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고 시작하는 이 노래 덕에 연수입의 90%는 10월에 들어온다고 이용 님은 말씀하시곤 했다. 당시 맡았던 프로그램의 고정 게스트셨는데, 마침 동방신기가 이 곡을 리메이크했던 때라 요새 아주 행복하다고 웃으시던 게 눈에 선하다. “‘잊혀진 계절’은 알겠는데 이용이 누구야? 아이유 노래 아니야? 라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리메이크가 많이 된 곡인 만큼 나이대에 따라 연상되는 가수가 매우 다를 것이다.


역시 라디오 피디 시절, 나는 빅뱅의 거짓말(2007) 세대인데, 김추자의 거짓말이야(1971)를 트는 채널에 있다고 투덜대곤 했다. 그땐 몰랐다. 2024년에 미국에서 유튜브로 <불후의 명곡> 2017년 방송분에서 알리의 거짓말이야를 감상하며 전생의 전생 같은 그 시절을 추억할 줄은. ‘내’가 어떤 노래를 ‘좋아요’한 시점이 그 노래의 유행(?) 시기인 것만 같은 요즘에, ‘한 세대를 풍미한’ 유행가라는 게 있긴 한지, 그것으로 세대를 가르는 게 다 무슨 의미인지 싶기도 하다. 나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미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 그래도 괜히 찔려서(?) 자백하자면, 나는 god의 거짓말 세대다. 


그나저나 덥다. 폭염 노래를 하나 더 소개해 본다. 1992년 영화 Sister Act에서 메들리로 처음 접했던 노랜데 Martha Reeves & The Vandellas의 [Love is Like A] Heat Wave라는 1963년 곡이다. 아무쪼록 열경련(heat cramps), 열탈진(heat exhaustion), 열사병(heat stroke) 등 온열질환(heat-related illnesses) 조심하시고 무더위에 안녕하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Unstoppabl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