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그릇

나는 알지 못해도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길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 텐데요.

흘러온 길을 원망하는 마음이 시작되면 지나온 길, 서있는 길, 나아갈 길... 모든 길이 어긋납니다.

비교하는 마음싹 때문이겠지요.

내 삶이 최선이라 생각하면서

내 인생은 당신의 계획 그 자체라 말하면서,

가지지 못한 것들의 무게에 무너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에 매몰되면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뒤따릅니다.

부족함보다 부러움이 부끄러운 마음에 나는 더, 더 작아집니다.

나를 멈춰 서게 만드는 이유는 언제나 내 안에 있음을 고백하면서 정작 담아야 할 마음을 고르지 못하고 헛된 생각만 꾹꾹 눌러 담네요.

자책, 합리화, 감사, 기도, 방황, 위로를 갈구하는 마음, 부끄러움, 회피, 뻔한 대답들, 소진되어버린 의지, 나태함, 무너진 상태에서 느끼는 안정 같은 것들 속에서 멍하니 당신의 마음 그릇을 상상해 봅니다.

마음 바닥 어딘가 희미하게 쓰여있을 당신의 마음을

당신이 골라주는 것만 내 마음에 담을 수 있게 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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