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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Oct 02. 2022

사랑을 기꺼이 내어주는 이유

주는 만큼 돌려받지 못해 슬픈 마음에게


왜 내가 사랑을 주는 만큼 돌려받지 못할까요. 내가 내어준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아니 그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다면. 난 이렇게까지 아프지 않을 것 같아요.


울며 기도하고 생각하고 가늠하다보면, 그전엔 볼 수 없던 마음이 보인다.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을 튕겨낸 마음 같은 것. 그리고 결코 보답받지 못했을 당신의 마음, 찢기고 아물지 못하고 떠나버렸으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당신의 마음.


나는 작고 작은 마음 하나 돌려받지 못해 서러워 우는데. 당신은 아무런 원망도 상처도 없이, 끝없이 사랑하며 모든 것을 내어준다. 나는 당신의 사랑 앞에서 그동안 내가 사랑이라 믿고 건넸던 모든 것들을 돌아본다. 내가 내어준 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책임감, 체면, 보기 좋은 허울 같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온전한 사랑을 받는 나에게는 왜 온전한 사랑이 없는 일일까. 당신의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해서? 당신의 사랑이 내 안에 잘 담겼는지 확인해 보지 않아서? 당신의 사랑이 사실은 눈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당신의 사랑을 가볍게 여겨서?... 어떤 이유일까 생각해 보지만 정답을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기도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당신의 사랑을 온전히 담고 또 담으며 살아가고 싶다고. 사랑을 돌려받지 못한다 울기보다, 더 내어주지 못해서 울고 싶다. 내 안에 사랑이 차고 넘쳐서 누군가에게든 내어주지 않고는 터져버릴 것처럼 살아가고 싶다.


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에 비해 영원히 작고 서투를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을 닮은 나는, 당신의 사랑을 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서툴고, 온전치 못하고, 조금 비뚤어진 마음으로 사랑을 내어주거나, 사랑이 아닌 다른 것을 사랑의 이름으로 내어주고 있다 착각할지라도. 나는 언제나 사랑을 내어주기 위한 노력을 잃지 않을 것이고, 나의 사랑이 당신의 사랑을 더욱 닮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나아갈 것이다.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 [눅6:32]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 [눅6:35]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2:8]


내가 내 목숨을 버리는 것은 그것을 내가 다시 얻기 위함이니 이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느니라 [요10:17]


내가 사랑을 내어주는 것은 그것을 내가 다시 얻기 위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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