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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영 Feb 25. 2024

8. 한 사이클을 돌았다.

[회사이야기]


야근을 밥먹듯 하는 나날들이였다.


올해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한달에 한 번 월말전에 특정 목적의 위원회가 열린다.

회사 내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위원회이다.

나는 이 위원회에 열리는 안건 중 1~2가지를 맡아서 분석하고 결정해서 상정해야한다.

그리고 위원회를 준비하고, 결정된 다른 안건들을 포함한 사항들을 통보하는 업무들도 같이 한다.


이번주 올해 첫 위원회가 열렸다.

긴장되는 1시간 가량이 흐른 후 위원회가 끝났다.


전날 밤 10시반까지 남아서 위원회가 끝나고 해야할 일을 미리 준비해두었다. 그래서 타이밍 좋게 위원회 끝나고 남아있는 여러가지 것들 중 첫번째 업무는 빨리 처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후 내가 맡은 일 중 모든 안건을 통보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세분화되어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잘알지 못해서 헤매다보니 퇴근 시간인 6시가 됐다.


그렇게 된 사연은 즉슨,

다른 팀원과 내가 미리 만들어 서류들을 같이 보다가, 한가지를 더 분류해야하는 작업이 있다고 갑자기 말해주셨다. 처음에 인수인계를 받았었는데 내가 까먹은 건지, 바빠서 인수인계가 잘 안되서 내가 몰랐던건지 모르겠다. 회사 구조상 다들 바쁘니까 달라붙어서 인수인계를 해줄 시간도 없었겠지. 


그래도 아쉽다. 내 완벽주의 성격에 모르고 있었던 사실 때문에 헤매서 허둥지둥 했다고 생각하니 이제 이 일을 더 하기도 싫었다. 게다가 팀장님은 오늘 첫 위원회를 마쳤으니 6시까지 끝내고 회식을 가자고 하셨다. 거의 달간 신경쓰느라 편두통이 와서 머리도 아픈데다가, 작업까지 마치고 집에 가고 싶었는데 빨리 끝내라고 하셔서 초조했다. 월요일에 와서 마저 해도 된다고 하는데 월요일은 출장일이다. 진심으로 회식을 가기 싫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고 월요일 출장 때문에 일을 하고 가겠다고 회식 가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지만, 팀은 6시 이후에 먼저 출발하셔서 식당에서 기다리시겠다고 전화가 왔다.


저녁 회식을 하고 회사에 다시 들어오기로 했다. 위원회 자료들도 내 자리에 쌓여있어서 정리를 해야되는 참이였다. 내가 회사로 다시 들어오겠다고하자 월요일에 다른 팀원이 하면 된다고, 정리만 하고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택시비를 쥐어주셨다. 


이렇게 한 사이클을 돌았다.


또 다음 사이클을 돌아야하는데

정말 지긋지긋하다.


주말 내내 자료를 보고 내가 뭘 보완해야되는지 필요한 작업을 했다.


내년에 휴직을 할까 고민도 했는데,

어차피 올해 안건을 다해야되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싶다.


나는 책임감도 강하고 맡은 일도 잘해내고 싶은 성격이다.

그러다보니 압박감도 많이 받는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일텐데 말이다.

회사 생활하면서 느긋함도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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