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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영 Apr 20. 2024

13. 오늘을 수집한다는 것에 대해

오랜만에 에세이 쓰기 수업에서 만난 멤버들과 모임을 가졌다. 3달 정도만에 만났다.

그동안 매주 글을 한편씩 쓰리라 나와의 약속을 모두에게 공표하고 다시 만났는데,

글감 수준의 일상 이야기를 쓰기도 하고,

작년에 대학원 과제로 썼던 에세이를 세상에 내놓기도 하였다. ㅎㅎ

글 갯수는 다 채우지못하였지만,

늘 마음 한 켠에 글쓰기를 간직하고 살았다.

현재 업도 글쓰기라면 글쓰기지만 말이다.

형식이 철저히 갖춰져있는 직업상 글쓰기.

내 글을 쓰고싶은데 1월부터 4월까지 나는 돈을 벌기 위해 긴장감 속에서 글을 썼다.

내 글을 쓸 시간이 없었냐하면 그건 아니다.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쓴 상태로 대학원 수업을 가거나, 집에 와서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줄여서 모동숲)을 하다가 뻗어서 자거다 둘 중 하나였다. 주말에도 내내 닌텐도를 했다. 닌텐도 모동숲 속 나는 주민대표이기 때문에 바쁘다. 동숲 속에서도 이루고 싶은 게 많고, 회사와 집에서 나는 대출금을 빨리 다 갚고 노후 준비를 다해놓고 싶다.


오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데 그게 잘안된다.


 올해 유독 바쁘게 살다보니,하루가 어땠는지 돌아볼 시간이 없다는 게 뭔지 처음으로 알았다. 바쁨의 정도도 겪어봐야 아는거구나. 화장실 갈 시간에 연락 한 번 못해? 라는 인터넷의 토론 주제가 여기서부터 시작 되는 거구나. 화장실 가서 연락을 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화장실을 갈 시간이 없다. 리 글을 쓰고 문서를 마무리해서 남은 결재 과정을 통과하고싶다. 누가 화장실 가지말라고 한 건 아니지만 집중의 흐름을 깨기 싫은 건지,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게 어쩌면 작가의 삶인가???


마감이 고통 속에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일?!


작가의 삶을 낭만적으로 생각했는데,

아닐수도 있겠구나..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체험하는 걸 수도 있겠구나.


오늘 모임에서 여러 문화생활에 대해서 공유하다가,

내가 현대무용에 빠져있었던 때는,

사 상사 때문에 너무 힘들었을 때 직장인 스트레스를 검색하다가 배우기 시작한 것이였다.


아...

지하철 타고 서서 집에 가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엄청 큰 소리로 한마디만 하겠다고 외치더니 한마디만 안하고 삼십마디 넘게 내가 분명 학생 때 백제 고구려를 배웠는데 지금 지역인 영호남을 왜 가르냐, 우리나라에는 1등만 있냐 꼴등이 있어야 1등도 있다 등등 정치 얘기를 섞어 하더니 내렸다.. 왜 하필 내 옆에 서서 귀청 떨어지게 하고싶은 말을 여기서 할까. 좀 웃기기도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승객 한 분이 주의를 주니 미안하다고하더니 갑자기 또 한마디만 하겠대..그러다 세 마디하고 또 주의 받으니 미안하다고 하더니 또 두 마디 하다가 후다닥 내렸다.


오늘을 이렇게 간직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ㅎㅎ

비가 적당히 오는 날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늘 이야기가 나온 책 중에 한 권을 읽다 조용히 보내는 하루를 원했다. 물론 아직은 모든 결말이 가능한 열려있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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