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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라 Sep 25. 2024

<나의 브랜드 도전기>

2화.  한없이 이상한 나의 아빠 ( 1 ) 



모든 일은 그 시작을 따라 들어가 보면 늘 가족, 이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구나,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나의 브랜드 도전기의 시작, 그 시작의 시작 또한 가족사에서 나왔거든요.

저의 어린 시절을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엄마와 나, 그리고 때때로 아빠라는 말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아요.

때때로 내 인생에 등장한 나의 아빠는 정말 한없이 이상하고 또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빠는 어느 날은 히말라야 안나 푸르나에서 멋진 사진과 함께 엽서를 보내기도 했고 ,

( 히말라야 , 에베레스트를 마구 돌아다니는 아빠를 보면서 자라서

저도 크면 안나푸르나쯤은 인왕산 오르듯 갈 줄 알았습니다. )

어떤 날은 지금은 미얀마가 된 버마의 정글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을 위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학교를 지으라며 보태어 주기도 했고

병원이 없는 마을에서는 때때로 국경을 넘어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사람들은 참 멋지다,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저런 사람이 내 아빠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죠.

어린 시절의 나는 '우리 아빠는 내 아빠노릇은 완전히 잊었구나, 나는 잊혔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자주 울적한 기분이 되곤 했어요.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학교보다  아빠가 주는 내 용돈이 더 중요한 거 아냐, 생각하곤 헀거든요.


그런 아빠의 꿈은 언젠가 라오스에서 커피 농장과 고무 농장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어느 날, 라오스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한 태국 북부 어딘가에 작은 땅을 샀습니다.

아빠가 태국 북부에 정착을 한 이후, 겨울이면 주기적으로 태국으로 갔어요.

어느 해에는 그 땅에 작은 연못이 생겼고, 다음 해에 가면 집과 작은 오두막이 생겨있었고 

시간이 흐르자 정말 커피나무가 생겼고 식구들과 나누어 먹으라며 직접 수확해 볶은 커피를 한국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태국과 한국을 주기적으로 오가며 보낸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언젠가 내가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생겼어요.

그때는 브랜드, 브랜딩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이었으니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참 좋았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라오스에 살고 있는 우리 아빠는 여전히 이상하고 또 이상한 사람이지만 , 

그 이상한 아빠를 통해 본 세상 속에서 제가 꿈꾸고 키워 온 이야기,

 나의 브랜드의 시작이 된 이야기는 다음화에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새벽마다 태국 집 마당을 걸어가던 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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