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긴 휴일 이후 하는 첫 수업이라 그런지, 그날따라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그래서였을까? 평소와는 달리,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기 시작했다.
"야들아, 내가 지금 이거 가르치는 거, 어떤 인강을 봐도 안 나오는 거야. 이거 나만 가르치는 거야.~"
라며, 약간의 장난식의 생색을 냈던 것이다. (물론, 과장은 아니었고, 유튜브를 뒤져봐도 그런 식의 설명은 거의 없었다.)
평소 뭔가 티 내는 사람, 생색내는 사람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졌었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했을 때, 굳이 말을 안 해도 사람들이 나중에 알아줄 것이고, 자기 입으로 티 내고 생색내는 것만큼 추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발적인 나의 이런 행동이 의아스러울 따름이었다. (커피를 많이 섭취했기 때문일까)
그런데, 더 웃긴 건 학생들 반응이었다. 시큰둥하거나 코웃음 치며 말겠거니 했는데, 녀석들이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지며, “오~~” 하며, 박수를 쳤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반응이라 내심 놀랐다.
문득 골목식당에서 본 어느 초밥집이 생각났다. 솔루션 과정에서 초밥 메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놓은 메뉴판을 벽에 새로 설치하였는데, 손님은 그 메뉴판을 보면서, 내 앞에 놓은 초밥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초밥 재료 선정 과정부터 손질과 조리방법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적어놓음으로써, 손님은 주인장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고, 초밥에 대한 스토리가 전달되는 순간, 마치 어린 왕자에서 나오는 나만의 특별한 장미처럼, 그 초밥은 주인장의 스토리가 담긴 특별한 초밥으로 손님들에게 와닿는 것이었다.
강사들 사이에서는 소위 ‘약 판다’고 표현하는데, 수업 시간에 홍보로 일색 하는 수업, 즉 약 파는 수업은 지양되어야 하지만, 내 수업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콘텐츠인지 알리는 것, 다른 수업과의 차별성을 어필하는 것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은 그것을 모르고 듣는 학생과 아는 학생에게는 내 수업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을까.
마치 “오~” 하며 박수를 치는 학생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