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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5. 2024

세계 최고의 도자기를 생산한 나라, 중국

[최영식의 도자관 탐방기 ②]

최영식 기자의 자금성 도자관 탐방기


송대 도자기를 말할 때 화북 지방에 있던 정요(定窯, ‘요’는 자기를 만드는 가마)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정요는 송대의 유명한 5대 명요(名窯) 중 하나로 나라에서 쓰는 관용(官用) 자기를 생산했다. 강서성(江西省)의 경덕진요(景德鎭窯)와 함께 송대 백자 생산의 양대 축을 이루어 화북 지역에서 백자 생산을 주도했다. 가볍고 얇은 하얀 흰 백의 띠는 최상품의 백자를 상징한다. 주요 기종으로는 반(盤, 그릇을 올려놓는 나지막한 받침), 완(碗, 20센티 이하의 중간 크기 그릇), 접시, 합(盒, 뚜껏이 있는 그릇) 그리고 베개가 있다. 특히 북송 대에 들어서는 베개가 많이 생산되었는데 이중 어린아이의 형상으로 조각된 것이 대표적이다.  어린아이 모양은 다산과 자손 번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송대'백자동자베개'

중국 도자기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청화백자(靑華白瓷)이다. 청화백자는 코발트(cobalt)안료로 문양(文樣)을 장식하고 투명유를 발라 1,25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낸 자기를 말한다. 이 청화백자는 원(元)대 이후 중국 자기의 중심이 되었다. 원의 국교는 티베트에서 전래된 불교였는데, 이는 청화백자의 문양 소재에 영향을 주었다. 주문양으로는 금붕어, 연꽃으로 이루어진 팔길상문(八吉祥紋)과 보조 문양으로 모란당초문, 연당초문 등이 있다.

원대 '모란문청화백자'



원대 '청화백자'

1271년 원 세조(世祖, 재위 1260-1294)는 ‘대원’으로 국호를  선포하고 대도(大都, 현재 북경)에 수도를 두었으며, 1279년 전국을 통일했다. 이후 유럽, 아시아, 중동 간 활발한 무역을 전개했는데 이러한 정책은 도자기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큰 도자기들은 주로 중동, 유럽 수출을 위해 생산되었다.


원나라 이후 명·청(明 1368-1644, 淸 1644-1911)시대는 중국 자기 제작의 전성기로 불린다.  중국 도자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명나라 선덕(宣德, 재위 1425-1435) 연간은 명대 청화자기의 전성기로 생산 수량도 많고 질도 좋았다. 특히 이때부터 경덕진에서 제작된 청화백자에는 ‘大明宣德年製’나 ‘宣德年製’와 같은 명문이 있다. 관요(官窯, 관에서 운용하던 가마) 체제가 확립되는 시기로, 청화백자가 주요 생산품으로 제작되고 자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기형과 문양이 개발되었다.

1646년 북경을 점령한 만주족의 청나라는 한족의 문화를 완전히 배척하지 않았다. 이런 경향은 명대 전통을 계승한 경덕진에서 청나라의 황실용 자기를 생산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청나라 초기 강희제(康熙帝, 재위 1662-1722) 시기에 생산한 청화백자에는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기 이래 유행했던 문인 취향의 풍경산수 문양이나 고전 작품이 그려져 있다.

명말청초 경덕진에서 만든 '청화백자'


명말청초 경덕진에서 만든 '청화백자'

한편 청대에 생산된 자기 중에는 오채자기(五彩瓷器)가 있다. 오채자기는 청화 안료로 윤곽을 그리지 않는다. 구워 낸 자기의 유약 위에 안료로 문양이나 배경을 표현했다. 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금색을 입혀 화려함의 극치를 표현한다. 문양은 문인 취향의 인물과 꽃이 주를 이룬다.

'오채자기'

청나라 말기에는 명나라를 본받아서 봉황 무늬가 많이 등장하는데, 황실의 권위와 번영을 상징한다. 그러나 청나라의 멸망과 함께 봉황 무늬는 그 시대의 역설적 상징처럼 보인다.

청말 용 무늬 '청화백자'

도자기의 세밀한 문양과 다양한 형태는 각 시대의 특징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도자기의 발전 과정을 통해 중국의 과학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이를 감상하는 것은 우리에게 미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금성 도자관에 보관된 도자기의 수천 년  이야기를 짧은 탐방 기사로 모두 전달하기는 어렵다. 자금성을 방문한다면 인생 샷을 남기는 즐거움과 함께 잠시 도자관을 둘러 보기를 권한다. 중국 도자기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에 흠뻑 빠져보시기를... 자금성의 도자관은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새롭게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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