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버터플라이 성운 , 2024, 18*22.5cm, Mixed on Ceramic
김수미 작가의 《UNIVERSE》 전이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11월18일까지 진행된다. 작가는 우주가 품고 있는 신비로움과 무한한 가능성이 도자 예술과 닮아 있어 'UNIVERSE'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도자기 도판에 아름다운 우주를 담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질적인 재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 자신이 겨울철 방한용으로 사용했던 핫팩을 유약 재료로 재활용한 것이 흥미롭다.
작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10여 년간 사용 후 버린 핫팩의 쓰레기 양이 상당하였다.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명지대 이병권 교수에게서 버려진 핫팩도 유약의 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성분이 활성탄소와 산화철이라 유약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착안하여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였다.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작가만의 유약 레시피를 만들어낸다. 이 연구는 작가에게 핫팩을 재활용해 친환경소재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김수미, ㅁ3+활6+ㅅ1+ㅎㅎ7% , 2024, 28*43cm, Mixed on Ceramic
전시 작품 중 태초의 우주를 보여주는 작품에 알 수 없는 기호가 제목으로 붙어 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어린왕자 별의 숫자를 떠올렸다. 그런데 이건 유약 레시피의 기호였다. <ㅁ3+활6+ㅅ1+ㅎㅎ7%> 는 민스파 3, 활석 6, 석회석 1, 하소핫팩 7% 가 혼합된 유약 레시피를 의미한다. 알 수 없는 세계가 하나의 질서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작가는 폐 핫팩이라는 의외의 재료로 새로운 표현 방식을 탐구해 나가는 과정이 마치 우주의 미지 행성을 탐험하는 경험과 같았다고 한다. 전시는 태초의 우주에서 시작해 그 혼돈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성운과 성단을 형성한 별들과 12개의 별자리로 구성되어 아름답게 펼쳐진다.
김수미, 게자리 , 2024, 15*21cm, Mixed on Ceramic
김수미, 전갈자리 , 2024, 15*21cm, Mixed on Ceramic
김수미, 처녀자리 , 2024, 15*21cm, Mixed on Ceramic
도자기 예술은 여러 과정을 견뎌야만 완성된다. 전시된 작품들은 초벌로 850도에서 한 번 굽고, 작가가 개발한 유약을 바른 후 1,250도에서 한 번 더 구워낸다.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을 완성하기 위해 칠보, 유리, 수은, 수금 등을 도판 위에 장식하거나 그린 후 다시 1-2회 낮은 온도로 구워낸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뜨거운 불을 견디어 탄생한 도자기 도판화는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우주와 닮아 있다.
도자기에 펼쳐진 새로운 우주의 향연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인사동 나들이를 추천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별나라를 함께 탐험하고, 다양한 보석으로 앙증맞게 표현한 자기 별자리도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별자리를 찾고 있는 전시장 풍경
베를린에서 온 관광객이 자신의 별자리를 구매 후 김수미 작가와 인증 샷
김수미 작가는 명지대학교 미술사학 석사를 졸업하고 동대학 산업대학원 세라믹디자인공학과에서 도자기 예술을 공부하였으며, 6회의 개인전 및 개인 부스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역량 있는 작가이다.
《UNIVERSE 》김수미 개인전,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요?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