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 선생 한국어 마을 요리
속였다. 낚였다. 꼬였다..
전세계 유일한 한국어 마을... 미네소타에 있다죠, 저 거기 사는데요 ^^
과장하는 거 참 좋아해요. 특히 멀리 있는 것에 대해서요
방송을 안 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기사 제목만으로 관심 끌어보려는 얄팍한 수가 보입니다.
버미지는 미네소타 북쪽의 작은 인디안 마을이었구요,
그들이 말하는 '한국어 마을'이라는 곳은,
소규모 사립 대학교가 어학 연수 대신 미국내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어학원입니다.
산 하나에, 독일어 마을, 스페인어 마을... 등등, 그리고 한국어 마을도 있지요.
따로따로 떨어져 있어서 서로 보이지 않아요.
한 언어를 골라 학비를 내면 (1~2주 단위부터 두달 까지 다양합니다) 등하교 하거나 기숙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나이는 5살부터... 비쌉니다...
왜 세계 유일의 한국어 마을이라고 했을까요..
학원 이름이에요, 그냥 많이 비싼 어학 프로그램 이름... Korean Village, Spanish Village...
전체 프로그램 이름이 랭귀지 빌리지 - 언어 마을 - 이거든요 (두둥...허무한 이 느낌..?)
미네소타는 K-pop 훨씬 이전에 이미 '한국'이 알려졌어요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입양아'를 허락한 곳이라서요
대략 100,000 명... 한국에서 버려진 아이들 10만명 이상이 이곳에 살거나 거쳐갔구요
그럼에도 코리안 빌리지는 별로 인기 없다가 (아마도 여기서는 제 2외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K-pop 영향으로 수강생이 많아졌어요.
이제는 일부 고등학교에 이곳의 어학연수 (!) 만으도 학점 인정을 해 주기도 하구요
(몇몇 언어는 오래 전 부터 인정됨)
그냥 돈 내고 가는 산속의 어학원이라고 밝히면 되지, 뭘 거짓말 붙여 세계 유일한 한국어 마을 어쩌고...
낚시로 시청률 올려볼까 하는 욕심에 그정도 '사소한' 뻥튀기는 괜찮나봐요
저도 제목 보고 클릭했는데요.. 흠..
제 입양아 친구들 중 저기에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힘들게 사느라 돈이 없거든요..
돈 많은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 취미가 '한국'인 아이들이 가죠.
정작 한국에서 쫒겨난 우리 아이들은 구경도 못하는 세계 유일의 한국어 마을.
어차피 여기까지 온 거, 100인분 준비 한 거..
한 번 더 생각해서 소외당한 입양아들을 위한 한끼였으면 어땠을까요
세계 유일무이한 한국어 마을이라는 허무맹랑한 허위광고도 필요 없었을텐데요
한껏 부풀려진 가짜 정보가 마음에 안들어서 끄적여봤습니다
유일한 한국어 마을이 아니라 버려진 한국 아이들의 자람터이기에 더 찝찝했나봐요
오늘은 이렇게도, 유난히 마음이 꼬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