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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숙 Dec 03. 2021

《마음이 흐르는 대로》를 읽고

- 작가와 화가를 꿈꾼다

죽음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은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재물, 명예, 성공, 출세’? 에 대한 후회일까?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못한 후회가 아닐까?

하나뿐인 내 인생에서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일까?


전에 작가가 ‘아침마당’에 나와서 말씀하신 것을 보고 공감도 되고 감동을 받아, 그분의 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만 41세에 자율신경계 장애 중 하나인 ‘신경 매개 저혈압’이라는 진담을 받고 그 고통스러운 때 ‘작가’라는 일에 도전한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소아 정신과 교수인 지나영 님의 책 <마음이 흐르는 대로>를 읽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삶이 하루아침에 멈추었을 때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후회 없이 살아가겠노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는 작가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 너무나 공감이 갔다.


건강하게 열정적으로 교직생활을 하던 내가 갑자기 기운이 없고 배가 아프고 프로젝트 발표 때는 말하는 것이 힘이 들었다 한 40분 운전을 하는데 식은땀이 나고 집에 오면 몸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병원에 갔더니 ‘난소암 3기 말’ 조금만 늦어도 수술도 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청천벽력’이라는 말이 떠올랐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그동안 너무나 성실히 살았는데...’ 하고 하느님을 원망도 했다. 그러다 기도 중에 바로 박완서 님의 <어른 노릇, 사람 노릇>이라는 책에서 읽은 것이 생각났다.   


박완서 님이 참척을 당하고 가장 힘들었던 일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원망이었는데 어떤 수녀님이 이상하다는 듯이 질문한 말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을 듣고 자신의 터무니없는 교만을 깨달았다고 한다.

나도 깨달았다. ‘그동안 너무나 일만 했지 내 몸을 돌보지 못했다 ‘고 반성도 했다.   


2006. 6, 22 난소암 3기 말로 수술을 받고 그 후 6차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깨달았다. 무엇이 중하디? 하고 성공. 명예, 승진, 재산 등을 다 내려놓고 내 마음이 편하고 행복을 선택하며 감사하며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여행, 그림, 독서, 사진, 라인댄스 등을 하며 삶을 즐기며 살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말초신경장애가 있어 저녁마다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잠을 잘 못 자지만, 낮에는 통증이 없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 몸이 건강하지는 못하지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얼마 전 가을에 만난 친구가 말했다 “암은 깨달을 암이다.” “유방암과 복원 수술로 24시간 수술받고 24시간 똑바로 누워있어야 했던 친구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살아 있다는 기쁨을 깨달았다고 한다.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암은 정말 ‘깨달을 암’처럼 많이 깨닫고 성장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통과의례를 거치고 아픈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수술받고 기적적으로 15년이나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며 살고 싶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이 뿌듯할 수 있는 삶을 나답게 후회 없이 살고 싶다. 코로나로 우울한 시대에 슬기롭게 집콕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어릴 때 꿈이었던 작가와 화가에도 도전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매일 조금씩 성장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나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 <마음이 흐르는 대로>에서 작가는 삶이 가차 없이 중단되어 절망했을 때 엄두도 못했던 ‘작가’라는 일에 도전하고 가장 처절하고 절박한 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창작품을 낳게 한 셈이라고 한다.     


나도 ‘작가’로 ‘화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나 자신이 뿌듯한 나만의 가장 특별한 창작품을 낳아서 나에게 따뜻한 선물을 주고 또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다.


작가의 다음 말을 다시 새기면서 ‘나 자신의 진심’에 귀 기울인다.   


“Follow your heart.” (자신의 진심을 따르라.)

“난 이 레모네이드를 레모네이드를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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